경기북부 分道·개성공단 정상화도 '핫이슈' 부상

선거구 60개로 전국 최다인 경기지역을 아우르는 총선 이슈는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해법'이다.

경기도-도교육청-도의회가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놓고 접점을 찾지 못해 지난 1월 초유의 준예산사태와 함께 보육대란을 맞으며 홍역을 치른 바 있다.

경기도가 자체 예산으로 2개월분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집행, 급한 불을 껐지만 관련 예산이 바닥나며 3월 말부터 2차 보육대란이 가시화됐다.

실제 고양 등 도내 9개 시·군이 어린이집 운영비를 지급하지 못한 상태고 다른 시·군도 '예산 돌려막기'로 버티지만, 마지노선은 4∼5월까지다.

이런 가운데 정부와 새누리당이 28일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지방교육정책지원 특별회계법'을 제정키로 하자 야당이 즉각 공략에 나섰다.

총선용 책임회피 방안이고 공약파기라는 것이다.

야당은 총선에서 승리하면 누리과정 무상보육법 제정을 통해 보육을 국가책임으로 제도화하겠다며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이에 맞서 여당은 누리과정 예산 미편성 문제가 도교육청의 방만 재정 등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유권자에게 강조하고 있다.

단골 이슈인 수도권 규제 완화도 재점화될 조짐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28일 대전·충남 후보자 연석회의에서 한 발언이 빌미가 됐다.

김 대표는 "수도권의 많은 토지를 이미 장악한 대기업이 항상 요구하는 게 수도권 규제 완화다.

이렇게 해서 오늘날 수도권이 비대해지고 지방이 피폐해지는 양태를 보였다"며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수도권 규제 완화에 대한 원상복구를 강조했다.

여당은 수도권 규제로 재산권 행사와 지역 개발에 제약을 받는 선거구를 중심으로 김 대표의 발언을 지속해서 언급하며 지지를 호소한다는 계획이다.

정병국 새누리당 경기도선거대책위원장은 30일 중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수도권을 옥죈다고 해서 수도권에 공장을 지으려던 기업이 지방으로 내려가는 것이 아니다.

김 대표가 경제전문가인지 되묻고 싶다"며 "수도권 규제는 국가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꼭 풀어야 하는 문제"라고 김 대표를 공격했다.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선거대책위원장은 중부일보 인터뷰를 통해 "고부가가치 첨단산업은 수도권에서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만 지방에서 할 수 있는 사업을 땅값이 5배, 인건비가 2∼3배 비싼 수도권에서 하려는 것은 기업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부동산 투자를 하려는 것이다.

그것을 막기 위한 대안으로 나온 이야기일 뿐"이라고 김 대표 발언의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개성공단 문제도 여야가 첨예하고 대립하고 있다.

야당은 개성공단의 정상화를 주장하고 있고 나아가 경기북부에 평화통일특별도(道)를 설치, 개성공단 쌍둥이공단을 조성하는 내용을 공약에 포함했다.

여당은 남북 대치국면에 시기상조로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야당이 이슈화할 경우 안보 문제를 부각해 역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여야를 막론해 경기북부지역 후보들이 공약한 경기도 분도(分道)도 개성공단 문제와 함께 경기북부의 핫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분도론은 선거철만 되면 단골메뉴로 등장했지만, 번번이 정치권의 합의 실패와 공약 후보 낙선 등으로 성사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조금은 달라 보인다.

일각에서는 분위기가 무르익었고 여건까지 갖춰져 실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기북부의 인구수는 320만명을 넘어 서울, 경기남부, 부산, 경남에 이어 5번째다.

더욱이 경기도북부청, 경기도교육청북부청, 의정부지법·지검 등이 자리를 잡았고 지난 25일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경기북부경찰청까지 개소했다.

(수원연합뉴스) 최찬흥 기자 c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