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왼쪽)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첫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황우여 후보(인천 서을)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무성 새누리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왼쪽)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첫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황우여 후보(인천 서을)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4·13 총선 본선 레이스와 함께 여야 슬로건 전쟁도 시작됐다. ‘일하는 국회’를 내세운 새누리당과 ‘경제심판론’으로 맞선 더불어민주당이 선거 프레임 선점을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첫 회의가 열린 29일, 국회 회의실 벽면에는 ‘뛰어라 국회야’라는 문구가 걸렸다. ‘일하는 국회’를 강조하기 위해 새누리당이 내세운 총선 슬로건이다. 이 슬로건을 만든 조동원 홍보본부장은 “야당이 발목을 잡는 대선환자병 정당이라면 새누리당은 경제를 위해 뛰는 일하는 정당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누리당이 강조해온 야당심판론을 선거 프레임으로 잡겠다는 전략이다.

슬로건을 뒷받침하기 위해 주요 5대 공약을 20대 국회 출범 1년 내에 완수하지 못하면 당 소속 국회의원 20명 이상의 세비를 반납하겠다는 캠페인도 펼치고 있다. 김무성 대표, 원유철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의 ‘이어달리기’ 영상을 유튜브로 공개했다.

‘뛰어라 국회야’라는 슬로건은 지난 21일 최고위원회의에 처음 걸렸지만 당시 공천을 두고 당내 갈등이 고조되면서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이어달리기’ 캠페인은 김 대표가 공천장 날인을 거부한 ‘옥새투쟁’ 당시 패러디물로 이용되기도 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왼쪽 세번째)이 29일 경남 창원 도당에서 열린 ‘경제살리기 경남선대위 출범식과 국회의원 후보자 연석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왼쪽 세번째)이 29일 경남 창원 도당에서 열린 ‘경제살리기 경남선대위 출범식과 국회의원 후보자 연석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민주는 ‘문제는 경제다, 정답은 투표다’를 내걸었다. 이를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투표가 경제다’도 내세웠다. 이재경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메인 슬로건은 두 줄짜리 슬로건으로 리듬을 살렸고, 경제문제를 먼저 부각해 투표라는 행동으로 이끌어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 슬로건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직접 제안했다. ‘잃어버린 8년 경제 실패 심판’을 통한 서민과 중산층 등 경제적 피해를 입고 있는 대상을 타깃으로 경제주권을 회복시키겠다는 당 총선 기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당 홍보국과 전략기획국, 외부 홍보전문가들에게 평가를 의뢰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이 대변인은 “슬로건을 통해 총선에서 승리해야 새누리당 정권 8년간의 경제실패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을 호소하고, 이번 선거를 ‘새누리당 8년의 경제실패 대 더민주의 경제 살리기’ 구도로 이끌고 나가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도 지난 1일 창당 한 달을 맞아 서울 마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속으로’를 핵심 슬로건으로 공개했다. 지난 22일엔 구체적 선거 슬로건으로 ‘1번과 2번엔 기회가 많았다. 여기서 멈추면 미래는 없다’를 발표했다. 여당을 심판하고, 야당을 대체하자고 내세운 것이다.

정의당은 지난 1월 국회에서 ‘정의당, 크게 써 주십시오’ ‘더 크게 쓰자 정의당’ ‘쑥쑥 커라 미래정치’ 등 3대 총선 슬로건을 발표했다.

조수영/은정진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