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붕괴·與 내분으로 바닥 민심 흔들려…반전기대"
'경제선대위'도 본격가동…"진박 찍으면 경제 쪽박"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텃밭'인 호남과 선거 '캐스팅보트'를 쥔 충청을 방문한 데 이어 29일에는 취임 후 처음으로 부산과 경남을 찾았다.

더민주에서는 이 지역 선거가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여당 역시 공천 잡음으로 내홍을 겪은 만큼 현정부의 경제실정을 잘 부각시킨다면 반전을 노려볼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중앙당 선대위도 이날부터 경제상황실을 가동하는 등 더민주는 '경제심판론' 띄우기를 본격화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부산시당과 오후 경남도당에서 각각 열린 '경제살리기 결의대회'에 참석했다.

김 대표는 "부산과 울산의 경제가 활력을 잃었는데, 여당 일색 지역 의원들이 무슨 노력을 하겠나"라며 "공천을 받으면 무조건 당선되는 이런 방식으로는 지역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총선에서 더민주에 지지를 보내야 최소한 정부가 반성이라도 한다"며 "야당 의원을 탄생시켜달라"고 당부했다.

결의대회에는 부산·경남 지역 후보자들이 모두 모여 승리를 다짐했다.

일부 후보들은 '험지선거'에서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부산 중·영도 김비오 예비후보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맞짱'을 뜨고 있다"고 본인을 소개하고서 "(지난해 알려진) 김 대표의 수행비서 뇌물수수건과 관련, 공여자들이 수사대상에 오르지 않고 있다.

지도부가 적극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부산 사하을에 출마한 오창석 후보는 "김 대표에게 매일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 자리에서 저의 선대위원장 직을 수락해달라"고 요구했고, 김 대표는 즉석에서 수락했다.

중앙당에 서운함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강용호 부산시당 부위원장은 "김 대표가 부산의 입장을 잘 모르시는 것 같다.

비례대표 명단에서 부산 출신 후보가 뒷번호로 밀린 것은 섭섭한 일"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부산이라고 특별한 혜택을 달라는 것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부산에서 당선자를 내기 위해선 중앙당의 전폭적인 지지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 대표가 텃밭인 호남 공략에 열을 올리는 상황에서, 영남에 대한 지원 역시 중요하다는 점을 지도부에 어필한 셈이다.

PK지역에서는 중앙당에서 좀 더 지원을 강화해주고, 문재인 전 대표가 적극 지원에 나설 경우 선거분위기를 급격히 끌어올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더민주는 여당의 일부 지역 공천 과정에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간 갈등이 벌어져 일부 후보가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는 등 여권 지지표가 분산되고 있어 선거구도 면에서는 유리한 국면이 조성되고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부산·경남 일정을 마치고는 서울로 이동해 강남에서 전국개인택시연합회와 정책간담회를 열고 더민주의 개인택시 부가가치세 감면 관련법 등을 설명했다.

이후에는 송파구 석촌호수 인근 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을 만났다.

한편 선대위 내 핵심 조직인 국민경제상황실도 이날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활동을 시작했다.

상황실장을 맡은 최운열 전 서강대 부총장은 "지난 8년은 '잃어버린 8년'일 뿐 아니라 퇴보한 8년"이라며 "이번 총선은 '진박'을 찍어 경제가 '쪽박'이 되느냐, 더민주를 찍어 경제성장을 이루느냐가 달린 선거"라고 했다.

최 부총장은 이자리에서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안 등 경제공약을 가다듬어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재원 대책에 대해서는 "이명박 정부 때 감면한 법인세 (정상화)를 검토해야 한다"고 했고, 더민주가 기업활동을 위축시키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왜 경제활성화에 반대하겠나.

대기업도 공정하게 경쟁을 하자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서울·부산연합뉴스) 임형섭 서혜림 기자 hysu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