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자부 "선거중립 의식 주요 정당 상징색 모두 배제"

"홍보물이라기엔 눈에 잘 들어오지 않네요.색깔이 선명하지 않고 침침한 것 같아요"

선거 지원 부처인 행정자치부가 최근 제작한 공명선거 홍보물을 본 이들의 공통적인 반응이다.

행자부의 공명선거 홍보 브로슈어와 광고 등을 보면 연한 청록색 또는 청자색 바탕에 '깨끗한 한 표'와 '대한민국의 희망입니다'가 각각 주황색과 짙은 군청색으로 쓰여 있다.

오른쪽 귀퉁이 삽화의 인물도 모두 청록색 옷차림이다.

주황색 글귀가 그나마 도드라지긴 하지만 연한 군청색과 조합이 전체적으로 낮설다.

정부가 밝고 선명한 원색으로 총선 홍보물을 만들지 못한 데에는 사정이 있다.

행자부 관계자는 28일 "주요 정당의 상징색인 빨간색, 파란색, 녹색, 노란색을 피하고 선관위가 제시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홍보물을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선거중립성을 의식해 주요 정당의 상징색인 적(赤)·청(靑)·녹(綠)·황(黃)을 모두 피해 디자인을 하다 보니 평소 홍보물에 잘 쓰이지 않는 '애매한' 색으로 조합이 됐다는 것이다.

단조로운 정부 홍보물이 그마나 눈에 띄려면 또렷한 원색이 좋지만, 이번 총선에서 다수 야당 구도로 선거가 치러지면서 쓸 수 있는 원색이 없어졌다.

그나마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총선 포스터가 경쾌한 분홍색 바탕에 가수 설현을 홍보대사로 내세워 시선을 끄는 정도다.

행자부 관계자는 "원색 계열을 하나도 못 쓰니 아무래도 홍보물이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평이 많은 것 같다"면서도 "세세한 부분까지 선거중립을 지키려는 의지가 담긴 결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tr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