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25일 김무성 대표 주재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비박(비박근혜)계인 유승민, 이재오 의원이 낙천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대구 동을과 서울 은평을에 총선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다. 최고위는 진박(眞朴) 후보인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대구 동갑)과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대구 달성), 이인선 전 경상북도 부지사(대구 수성을)의 공천을 확정했다.

파국으로 치닫던 김 대표와 친박(친박근혜)계의 공천갈등이 총선 후보자 등록 마감 시간을 두 시간 남기고 양측의 나눠먹기로 봉합됐다. 친박계는 대구에서 친박 후보 세 명을 살려냈고, 김 대표는 유승민, 이재오 의원 지역구에 후보를 내지 않음으로써 명분을 챙겼다.

이날 최고위 결정으로 유 의원과 이 의원은 사실상 유일 범여권 후보로 20대 총선에 출마하게 됐다. 당초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대구 동을에 이재만 전 동구청장을, 서울 은평을에는 유재길 새은평미래연대 대표를 후보로 확정했지만 김 대표는 이들의 공천 결정 방식이 당헌·당규에 위배된다며 최고위 의결을 반대했다. 최고위는 유영하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이 후보로 잠정 확정된 서울 송파을 공천 결과도 의결하지 않았다. 이들 지역의 세 후보는 무소속 출마조차 불가능해져 이번 4·13 총선에 출마할 수 없게 됐다.

김 대표는 회의 직후 “대표로서 공천관리위원회의 잘못된 결정에 맞서 세 곳의 무(無)공천을 관철시켰다”고 말했다.

4·13 총선 후보등록 마감 결과 전국 253개 지역구에 944명의 후보가 등록해 3.7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