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 대구 동을·서울 은평을·송파을 3곳 추인 안해
대구동갑 정종섭·달성 추경호·수성을 이인선 3명은 추인
이재만·유재길·유영하는 사실상 낙천…무소속 출마도 못해
파국 막고자 절충안에 극적 합의…공천갈등 일단 봉합…
김무성 "수도권 선거 전멸위기…파국 막기 위한 결단"

새누리당이 25일 유승민 의원이 낙천해 무소속 출마한 대구 동을, 이재오 의원이 낙천해 무소속 출마한 서울 은평을에 총선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김무성 대표 주재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이로써 유 의원과 이 의원은 사실상 유일 범여권 후보로 20대 총선에 출마하게 됐다.

최고위는 또 서울 송파을의 공천 결과도 의결하지 않는 등 추인이 보류된 6개 지역구 가운데 3곳의 공천 결과를 추인하지 않았다.

최고위는 이날 오후 6시로 예정된 총선후보 등록 마감 시간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들 3개 지역구의 공천안을 아예 상정하지 않는 방식으로 '무공천' 방침을 확정했다.

앞서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동을에 이재만 전 동구청장을, 은평을에는 유재길 새은평미래연대 대표를, 송파을에 유영하 전 국가인권위 상임위원을 후보로 정했지만, 김 대표는 이들의 공천에 문제가 있다며 최고위 의결을 반대해왔다.

이들은 무소속 출마조차 불가능해져 이번 총선에 아예 출마할 수 없게 됐다.

최고위는 그러나 대구 동갑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 달성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 수성을 이인선 전 경상북도 정무부지사 등 3명의 공천은 추인했다.

이들은 이른바 '진박(眞朴·진짜 친박)' 후보를 자처해온 인사들이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후보 등록 마감을 코앞에 두고 극적 절충을 통해 지역구 공천자를 모두 확정함에 따라 극단으로 치닫던 공천 갈등은 일단 봉합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앞서 김 대표는 이재오·유승민 의원 등의 낙천에 반발하며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공천안 의결 불가' 방침을 선언하고서 부산으로 내려갔다.

그러자 친박(친박근혜)계 최고위원들은 김 대표를 설득하는 것과 동시에 김 대표를 대행해 공천 결과를 추인할 방안을 모색했지만, 후보 등록 마감 시한이 다가오면서 결국 양측 모두 파국을 막기 위한 절충안을 찾자는 데 의견이 모였다.

김 대표는 최고위 직후 측근을 통해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당의 갈등을 봉합하고 파국을 막기 위한 대표의 고뇌에 찬 결단"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잘못된 공천으로 민심이 이반돼 수도권 선거가 전멸 위기 상황"이라며 "당 대표로서 잘못된 공관위 결정에 정면으로 맞서 내용과 절차가 명백히 잘못된 3곳을 무공천으로 관철했다"고 설명했다.

황진하 사무총장은 브리핑에서 "공천과 관련한 갈등을 봉합하고 당 화합을 통한 총선 승리를 이뤄 박근혜 정부의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한 결정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초유의 무공천 사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 (대표가) 책임져야 한다"며 선거 결과에 따른 책임은 김 대표가 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편 대구 동구을에는 더불어민주당이 유 의원의 무투표 당선을 막고자 마감 시간 50분 전에 이승천 후보를 등록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류미나 현혜란 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