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새벽 선산 찾아 선친 故 유수호 전 의원 성묘
첫 행사에 지지자 200명 결집…이재만 공천소식엔 '무반응'
劉측 "차근차근 준비중…열심히 하면 좋을 결과 있을 것"


'친정' 새누리당을 떠나 무소속 출마를 결정한 유승민 의원의 24일 첫 발걸음은 지난 겨울 고인이 된 아버지 유수호 전 의원을 모신 선산으로 향했다.

이날 오전 6시20분께 대구 용계동 자택을 떠난 유 의원은 차로 꼬박 두 시간 가까이를 달려 경북 영주시 풍기읍에 위치한 선친의 묘지를 찾았다고 유 의원 측은 전했다.

법조인 출신인 유 의원의 선친은 대구 중구에서 제13, 14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평소 부친을 '정치적 스승'으로 꼽아온 유 의원은 부친이 별세한 후에도 정치적 결단이 필요한 시점마다 모친이 홀로 거주하고 있는 본가 2층의 아버지 서재를 찾아 시간을 보내곤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산을 떠난 유 의원은 곧장 당원과 지지자들이 모여 있는 지역 사무실을 찾았다.

검은색 니트 티셔츠에 갈색 재킷을 걸친 그의 얼굴은 다소 피곤한 듯 수척해 보였지만,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목소리는 시종일관 담담했다.

유 의원은 '잠은 잘 잤느냐'는 질문에 옅은 미소를 띠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무소속 후보로서 첫 일정에 대해 "지지자들과 회의부터 해야 한다"면서 "제가 탈당했으니, 무소속 출마를 했으니까 그동안 여기서 10년 넘게 같이 해온 식구들이니까 당연히 보고를 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탈당 회견 후에 중앙당으로부터 별다른 연락은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진 설명회에서 약 200명의 지지자들에게 탈당 배경 등을 설명하던 유 의원은 같은 시간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이재만 전 동구청장 공천 발표 소식을 보좌진을 통해 전해들었지만 별다른 반응은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지역 주민들과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일정을 구상 중이라고 유 의원 측은 전했다.

한편, 이날 오전 8시께 문을 연 유 의원의 사무실은 전날 탈당 기자회견 때와 다름없는 분위기였다.

사무실 내·외부에도 새누리당 로고가 박힌 현수막 등이 그대로 내걸려 있었다.

유 의원 측은 "하나하나 차근차근 준비해가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해온 만큼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고,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차분했던 사무실 분위기는 유 의원의 도착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삼삼오오 모여드는 지지자들로 북적이며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유 의원의 무소속 후보등록를 위해 필요한 지역주민 추천서명에 동참하고 싶다며 사무실을 찾는 주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대구연합뉴스) 류미나 기자 minary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