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20] '인지도·조직력의 힘'…현역의원 이긴 지자체장
20대 총선을 위한 여야 공천이 마무리된 가운데 지방자치단체장 출신 후보들이 여론조사 경선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보인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인지도와 조직력으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현역의원을 경선에서 이긴 후보의 상당수가 지자체장 출신 인사였다.

새누리당이 경선을 통해 후보자를 결정한 지역구는 총 141곳이다. 이 가운데 시·군·구 단체장 출신 인사가 승리한 곳은 총 17개 지역이다. 단수공천을 받은 11명을 포함하면 지자체장 출신 후보는 총 28명에 이른다.

상향식 공천 도입이 확정된 이후 지자체장 출신 후보는 현역의원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혀왔다. 지역 유권자와의 밀착도가 높아 여론조사를 통한 인지도 경쟁이나 조직력에서 현역의원에게 밀리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 서초을에서 공천권을 확보한 박성중 전 서초구청장이 대표적이다. 박 전 구청장은 이 지역의 현역의원으로서 4년간 활동해온 강석훈 의원을 상대로 여론조사 결선투표까지 치른 끝에 승리를 거뒀다. 강 의원이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으로 꼽히는 만큼 서초을의 공천 결과는 이번 새누리당 경선의 최대 이변 가운데 하나로 여겨진다.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에서는 강석진 전 거창군수가 현역 재선인 신성범 의원을 꺾었다. 경남 창원 의창에서는 박완수 전 창원시장이 박성호 의원에게 승리를 거뒀고, 대구 달서갑에서는 곽대훈 전 달서구청장이 홍지만 의원을 이기고 공천권을 따냈다. 곽 전 구청장은 단체장 중도 사퇴로 인한 ‘경선 20% 감점’이라는 불이익을 안고도 경선에서 승리해 높은 경쟁력을 과시했다.

현역 비례의원과의 경쟁에서는 지자체장 출신 인사들이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대전 유성갑에서는 진동규 전 유성구청장이 민병주 의원을, 중구에서는 이은권 전 중구청장이 이에리사 의원을 눌렀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총 4곳에서 지자체장 및 광역의회 의원이 현역 국회의원을 꺾었다. 서삼석 전 무안군수는 전남 영암·무안·신안에서 이윤석 의원(재선)을 누르고 공천받았다. 전남 순천에선 노관규 전 순천시장이 이지역 출신 비례대표인 김광진 의원을 이기고 공천권을 따냈다. 오영훈 전 제주도의회 더민주 원내대표는 제주 제주을에서 3선 중진인 김우남 의원을 꺾고 본선에 진출했다.

조수영/은정진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