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23일 “고민 끝에 이 당에 남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더민주 비대위는 김 대표의 비례대표 2번 배정을 확정했다.

지난 20일 비례대표 공천권을 놓고 불거진 당내 갈등은 총선 후보등록일을 하루 앞두고 일단 봉합됐다. 하지만 김 대표가 확정한 비례대표 인선 취지가 희석된 데다 당 정체성을 놓고 김 대표와 당 주류인 친노(친노무현)진영이 현격한 인식 차를 드러내 총선 뒤 적잖은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아직도 더민주는 구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일부 세력의 정체성 논쟁을 해결하지 않으면 수권정당으로 가는 길이 요원하다”고 친노진영을 비판했다. 더민주는 탈당한 이해찬 의원 지역구인 세종시에 문흥수 변호사를 투입하면서 공천작업을 마무리했다.

새누리당은 공천심사 마지막날인 이날 유승민 의원의 공천 여부를 놓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김무성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경선할 시간은 없고 유 의원을 공천하는 것이 옳다’는 이야기를 (최고위원회의에서)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친박계가 주류인 최고위는 ‘공천 반대’ 의견을 유지하면서 공천관리위원회에 위임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