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중진들이 다수여서 적지 않은 표 가져갈 수도
여야 후보 혼전·박빙 수도권에서는 '어부지리' 줄 수도


여야의 공천 심사 결과에 반발, 절치부심하며 출마한 후보들이 4·13 총선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지역 기반을 쌓은 이들이 탈당해 무소속, 또는 당적을 옮겨 출마해 기존 지지표를 고스란히 흡수하고 동정 여론까지 등에 업을 경우 원래 소속했던 정당에는 위협적인 존재가 아닐 수 없다.

또 당선되지는 않더라도 서울, 수도권과 같이 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지역에서는 자파 세력의 분열로 표를 분산시키고 상대 당에는 어부지리를 안기면서 선거판을 예측불허로 몰고 갈 가능성이 농후하다.

가뜩이나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으로 3자 구도가 전개되면서 결과를 전망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 변수가 추가된 셈이다.

새누리당에서는 '컷오프'(공천 배제)된 중진급 전·현직 의원들이 연쇄 탈당 후 '비박(비박근혜) 무소속 연대'라는 이름으로 세력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제18대(2008년) 총선의 '친박 연대', '친박 무소속연대'가 재연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을 정도다.

현역 의원 중에서는 3선의 강길부(울산 울주) 김태환(경북 구미을) 주호영(대구 수성을) 재선 안상수(인천 중·동·강화·옹진) 조해진(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초선 권은희(대구 북갑) 의원은 이미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여기에 이번 공천의 뇌관인 유승민(대구 동을) 의원이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단행할 경우 유 의원과 가까운 김희국(대구 중·남구) 류성걸(대구 동갑) 이종훈(경기 성남분당갑) 의원 등도 행동을 같이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또 공천 배제된 5선의 이재오(서울 은평을) 의원도 무소속 출마를 저울질 중이며, 임태희 전 의원도 자신이 3선을 지낸 경기 성남분당을에 무소속 출마를 선택했다.

비박계는 아니지만 '막말 파동'으로 공천을 받지 못한 윤상현(인천 남을) 의원도 이미 탈당했고, 무소속 출마가 유력시된다.

특히 당의 강세 지역인 영남권에서는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탈당파와 공천을 받은 정치신인간 맞대결 구도가 펼쳐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무소속 후보가 약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진영 의원의 경우 여당 출신으로는 이례적으로 더불어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겨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용산에서 4선에 도전한다.

이미 더민주와 국민의당으로 분열된 야권 사정도 복잡하다.

특히 더민주 탈당자들의 총선 성적표는 더민주의 총선승패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5선 중진인 이해찬(세종) 전 대표와 초선의 강동원(전북 남원·임실·순창) 의원의 경우 더민주를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역시 당 대표를 지낸 4선의 신기남(서울 강서갑) 의원도 '로스쿨 아들 구제 의혹'에 대한 당 윤리심판원의 징계에 불복해 원외 정당인 민주당에 입당해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텃밭인 호남에서는 3선의 박지원(전남 목포) 박주선(광주 동남을) 김동철(광주 광산갑) 주승용(전남 여수을), 재선인 장병완(광주 동남갑), 초선 권은희(광주 광산을) 김관영(전북 군산) 유성엽(전북 정읍 고창) 황주홍(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 의원 등이 잇따라 탈당해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옮기면서 친정인 더불어민주당을 위협하고 있다.

또 수도권이 지역구인 부좌현(경기 안산단원을) 정호준(서울 중구·성동을) 의원도 공천에서 탈락하자 반발하며 더민주를 나와 국민의당에 입당해 출마키로 한 경우다.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임형섭 기자 aayy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