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술한 당규·검증에 접전지마다 갈등 극심

국민의당이 경선지역으로 정한 광주 6개 선거구 가운데 3곳에서 잡음이 나와 당이 골치를 앓게 됐다.

허술한 당규와 검증절차, 오락가락한 의사결정 등이 원인으로 지목돼 신생정당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국민의당에 따르면 당은 애초 지난 18~20일 광주 북갑·을, 서갑, 광산갑·을, 동남갑 등 6개 선거구에서 숙의배심원단 경선을 통해 후보를 선출하려 했다.

북갑(김경진), 광산갑(김동철), 북을(권은희)에서는 여유 있는 표차로 1위 득표자가 나오면서 탈락자들의 '축하와 격려' 속에 훈훈하게 마무리됐다.

동남갑, 서갑 선거구는 격랑에 휩싸였다.

장병완 후보가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동남갑에서는 40% 이상 득표자가 없으면 결선투표를 하기로 한 규정의 해석을 놓고 후보들간 극한 대립을 보이고 있다.

장 후보는 득표수를 환산한 백분율은 41.3%로 40%를 넘어 결선투표 없이 후보로 결정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3위 득표자인 정진욱 후보에게 신인 가점(개인 득표의 20%)을 적용해 조정한 후보별 백분율에서 장 후보는 39.7%를 기록했다.

관건은 결선투표 기준을 '단순 백분율'로 하느냐, '조정 백분율'로 하느냐다.

경선 주최 측은 후자로 보고 결선투표까지 했으나 장 후보 측의 이의제기로 개표는 하지 않았다.

장 후보 측은 "당규상 '득표'를 기준으로 한다"며 개표 없는 1위 확정을 요구했다.

서 후보 측은 "중앙당 선관위의 월권행위로 파행을 보였다"며 "한시라도 빨리 개표가 이뤄져야 한다"고 맞서 결국 허술한 규정이 갈등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 최고위가 유권해석에 들어간 가운데 양 측 지지자들은 중앙당 방문을 위해 상경했다.

2.7% 포인트차 박빙 승부가 연출된 서갑도 신인 가점을 놓고 분란이 생겼다.

정용화·송기석·이건태 후보가 모두 정치신인으로 간주돼 동등한 조건에서 평가를 받았지만 정 후보의 당협위원장(지역위원장) 경력이 뒤늦게 드러났다.

국민의당 시행세칙은 국회의원, 광역단체장, 선거구가 포함된 시·도의 기초단체장과 정당 지역위원장 등을 지내지 않은 사람을 정치신인으로 규정했다.

송 후보는 정 후보가 신인 가점을 받지 않았다면 1, 2위가 바뀐다고 주장해 당의 판단이 주목된다.

북을에서는 김하중 후보의 참여 거부로 경선 자체가 취소됐다.

김 후보는 천정배 공동대표가 단수공천된 서을에서 북을로 지역구 이동 결정을 수용했지만 당의 경선규칙 번복에 반발해 서을 잔류를 선언했다.

북을에는 최경환 후보가 홀로 남았지만 당은 아직 단수공천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sangwon7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