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측 북핵 6자회담 신임 수석대표인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우리측 북핵 6자회담 신임 수석대표인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中 '전면적·충실한' 결의 이행 재강조…추가도발 막는 '강력경고'에도 공감
韓고위당국자 "中, 안보리 결의 이행 과정에 있다고 판단해"
中 '비핵화-평화협정 병행추진'·사드반대 입장도 거론한 듯


중국 정부가 북한 비핵화와 관련, 한미중 3자 협의 등 이른바 '소(小)다자협의'에 개방적인 자세를 나타냈다고 우리 외교부 고위 당국자가 19일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 측의 강력한 반대로 사실상 한 번도 열린 적이 없는 북한을 제외한 3자, 4자, 5자 비핵화 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좀 더 높아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베이징(北京)을 방문 중인 우리 쪽 신임 6자회담 수석 대표인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에 따르면,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전날 진행된 양자 회동에서 이런 입장을 표명했다.

김 본부장은 이날 귀국 직전 특파원들과 만나 "(우 대표와) 한미중 3자협의 가능성도 논의했다"며 "우리 측은 안보리 결의 이행 과정에서의 협력 등을 위해 한미중 3자 협의 개최 추진을 제안했고, 중국 측은 개방적인 자세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최근 "한반도 문제를 대화 테이블로 복귀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면 우리는 각국이 제시한 3자, 4자, 나아가 5자 접촉까지를 포함해 모든 것에 개방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고위 외교당국자는 이와 관련, 중국 측이 밝혀온 입장의 "연장선에서 이해하면 될 것 같다"며 "이번 접촉에서는 그 문제를 좀더 협의했고 앞으로도 계속 협의를 해나가야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측은 또 대북제재를 강력하게 이행하겠다는 점도 거듭 표명했다.

김 본부장은 "한중은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처럼 최근 지속되고 있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우려를 같이했고, 북한이 안보리 결의에 담긴 국제사회의 단호한 의지에 정면으로 도전하며 결의에 위반하는 행동을 하지 않아야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고 말했다.

결의안에 대한 충실한 이행을 통해 북한의 행동이 변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도 공감했다고 전했다.

중국의 안보리 결의 이행 상황과 관련, 고위 외교당국자는 안보리 결의를 중국은 수차례에 걸쳐 "전면적이고 충실하게" 이행한다는 것이 자신들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밝혔다며 "그런 점으로 보면 결의 이행 과정에 착수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추가도발 행위를 막기 위해 위해서는 '강력한 경고'가 필요하다는 점도 의견을 같이 했다고 덧붙였다.

양측은 안보리 결의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긴밀한 소통을 가진 것이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평가하고 앞으로의 전반적인 대응 방안도 심도있게 논의했다고 김 본부장은 전했다.

또 "우리 두 사람은 안보리 결의 채택 과정에서 한중, 한미, 미중 간의 협력이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그러나 이번 접촉에서 '비핵화-평화협정 병행추진' 입장과 '사드'(THAAD·미국의 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에 대한 반대의 뜻도 재차 피력한 것으로 관측된다.

고위 외교당국자는 '비핵화-평화협정 병행추진'과 관련, "지금 북한은 안보리 결의를 배격하면서 긴장 고조 행동을 하고 비핵화 대화를 거부하는 상황"이라며 "중국도 지금 당장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중국 역시 북한과 어떤 대화를 하더라도 비핵화가 최우선 돼야한다는 우리 입장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본부장은 전날 베이징에 도착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화를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이며 현실적이지도 않다"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한편, 중국 측은 한국, 미국의 독자적 대북 제재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김 본부장은 전했다.

(베이징연합뉴스) 김덕현 이준삼 특파원 js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