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당원 830명과 동반 탈당계 제출…"무소속 연대 검토"
새누리 "불복 유감…승복하고 백의종군하는 게 정치 도의"

새누리당 공천에서 컷오프 당한 청주 흥덕구 예비후보 김준환 변호사가 18일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변호사는 이날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해 "흥덕 주민의 빼앗긴 선택권과 자존심을 되찾고, 더는 억울함이 없는 세상을 만들고자 당을 떠나 무소속으로 출마한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이날 오전 10시 책임당원 830명과 새누리당 충북도당에 동반 탈당계를 제출했다.

김 변호사는 "새누리당 당협위원장으로 4년간 고생하며 당을 위해 헌신했고, 최근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저를 컷오프 시킨 것은 해당 행위이자 민심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후진국 행태의 낙후된 정치를 바로잡고, 올바른 정치구현과 국민이 공감하는 정치를 위해 앞장서겠다"며 "가는 길이 험하고 힘들지만 그래도 민심이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누리 공천에서 컷오프 당한 권태호 청주 청원 예비후보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 없지만 서로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 무소속 연대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협력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변호사의 무소속 출마 강행을 새누리당은 우려의 시선으로 보고 있다.

그의 출마로 보수층 표가 갈리게 돼 3선 노영민(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불출마로 야권 최대 텃밭인 흥덕 선거구를 차지할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

새누리당은 이미 2008년 제18대 총선 때 이런 실패를 경험한 바 있다.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 송태영 후보가 공천을 받자 극심한 내홍 끝에 결국 김 변호사가 친박연대로 출마하면서 보수층 분열을 초래, 승리를 노 의원에게 내줬다.

새누리당 충북도당은 이날 즉각 성명을 내 "이런 식의 치킨게임은 결국 자신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출마의 뜻을 접고 백의종군하는 게 최소한의 정치 도의라는 것을 잊지말라"고 유감을 표명했다.

하지만 김 변호사는 이런 보수층 분열 우려에 대해 "올바른 세상을 만드는 데 이바지하는 게 정치인데, 부당함을 보고 지나칠 수 없다"며 "유권자들이 제대로 된 판단을 해줄 것"이라고 승리를 자신했다.

더민주가 도종환 의원의 공천을 확정지었고, 국민의당에서 정수창 예비후보가 나선 가운데 여론조사 경선을 치르는 송태영·신용한·정윤숙(여) 예비후보 중 한 명이 새누리당 공천 주자로 결정되면 흥덕선거구는 무소속 김 변호사를 포함 4파전 구도가 된다.

여권 성향 후보 2명과 야권 성향 후보 2명이 나란히 맞서는 형국이어서 표심이 어떻게 갈릴지 주목된다.

(청주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jeon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