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리졸브 종료일 맞춰 사거리 800㎞로 줄인 노동미사일 발사
핵탄두 소형화땐 탑재 가능…목표 상공서 탄두 폭발한 듯

북한은 18일 새벽 노동미사일로 추정되는 중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하며 한반도 군사적 긴장 수위를 더욱 끌어올렸다.

지난 10일 스커드 미사일 2발을 동해로 발사한 지 8일 만에 또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것이다.

이날은 한미연합훈련인 키리졸브(KR) 연습의 공식 종료일이기 때문에 북한은 의도적으로 '타이밍'을 조절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남한 전역을 타격권에 넣는 스커드 미사일(사거리 300~700㎞)에 이어 사거리가 긴 노동미사일(1천200~1천300㎞)을 발사한 것은 한국 내의 주요 목표물과주한·주일미군기지에 대한 타격 능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2014년 3월 26일 노동미사일 사거리를 650여㎞로 줄여 발사한 데 이어 이번에도 800여㎞로 축소해 목표 상공에서 탄두를 폭발시키는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추정되고 있다.

노동미사일의 탄두 중량은 700여㎏이어서 핵탄두를 소형화한다면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미사일이다.

북한의 주장대로 핵탄두를 경량화했다면 이번에 쏜 노동미사일의 탄두 부분에 핵물질을 제거한 내폭형 기폭장치만 넣어 목표 상공에서 폭발시켰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핵무기 경량·규격화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북한이 탄도미사일 대기권 '재진입체'로 추정되는 물체를 공개한 지 3일 만에 사거리가 긴 노동미사일을 쏜 것도 핵탄두 탑재 능력을 과시하려는 속셈이 있는 것으로 군은 평가하고 있다.

북한이 노동미사일의 사거리를 절반가량 줄여 발사한 것은 목표 상공에서 탄두 폭발과 그 능력을 관측하려는 목적인 것으로 보인다.

군의 한 전문가는 "북한의 장거리 탐지레이더는 성능이 취약해 원거리 탄착지점의 상황 파악이 쉽지 않아 노동미사일의 사거리를 절반가량 줄여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액체연료를 줄여 사거리를 축소한 다음 목표 상공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관측하려는 의도인 것 같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핵탄두 탑재 능력과 함께 우리측 주요시설과 주한·주일미군기지 타격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계속해 단·중거리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북한은 사거리 300㎞인 스커드-B와 사거리 500㎞인 스커드-C, 사거리 700㎞ 이상인 스커드-D 및 그 개량형인 스커드-ER을 실전 배치했다.

이들 미사일 모두 남한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

노동(1천200~1천300㎞)·무수단(3천㎞ 이상)·KN-8(1만3천㎞ 추정) 미사일의 탄두에 1t 미만의 핵폭탄을 탑재하도록 소형화와 재진입체 기술 확보를 목적으로 각종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