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탈락자 "무소속 출마"로 텃밭서 '균열' 조짐

울산의 총선 정국이 새누리당 현역 의원 2명이 공천 심사에서 탈락하면서 요동치고 있다.

공천에서 탈락한 3선 강길부(울주) 의원과 초선 박대동(북구) 의원 등 2명이 무소속 출마 의사를 비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19대 총선에서 전체 지역구 6석을 모두 차지했던 새누리당의 텃밭인 울산의 정치 지형도가 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노동자의 지지를 받으며 새누리당을 강력하게 견제하고 있는 진보진영이 '노동자 도시' 동구와 북구에서 후보 단일화에 성공함으로 이런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울산은 16일 각 당의 공천 심사와 후보 단일화 여론조사 등이 대부분 마무리되면서 지역구별 후보 윤곽이 드러났다.

현역이 공천에서 배제된 북구와 울주군이 혼전이다.

북구는 새누리당 초선 박대동 의원이 '비서관 월급 상납' 사건에 휘말려 공천에서 탈락하면서 당이 분열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윤두환·강석구 예비후보가 경선으로 후보를 확정한다.

윤 예비후보가 공천되면 박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

박 의원과 윤 예비후보는 정치적 갈등의 뿌리가 깊다.

박 의원은 공천심사에서 탈락하자마자 "불공정 경선"이라며 "당이 공천심사 재심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야권은 무소속 윤종오 예비후보가 정의당 조승수 예비후보와 민주노총 근로자 투표를 통해 진보진영 단일 후보가 됐다.

이로써 분열된 새누리당과 단일화한 진보진영 후보가 본선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커졌다.

노동자가 많은 북구는 진보세력이 강한 곳으로 그동안 국회의원 2차례, 구청장 3차례 진보진영에서 탄생했다.

새누리당은 공천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분열을 막는 것이 발등의 불이 됐다.

울주군도 '고령(74세)'을 이유로 현역 강길부 의원이 탈락하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새누리당은 경선 신청자 4명 중 3선 강길부 의원과 김문찬 예비후보가 컷오프 되고 강정호·김두겸 예비후보가 여론조사 경선을 벌인 끝에 김 예비후보가 공천을 받았다.

강 의원과 김문찬 예비후보가 무소속 출마로 배수진을 치며 당내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야권은 더불어민주당 정찬모 예비후보, 정의당 이선호 예비후보, 국민의당 권중건 바르게살기울주군협의회 사무국장이 각각 출사표를 던졌다.

야권이 단일화에 나서고 있지만 각 당의 정책과 정체성이 달라 쉽지 않을 전망이다.

중구는 새누리당에서는 4선으로 국회부의장인 정갑윤 예비후보와 조용수 전 중구청장이 여론조사 경선을 벌인다.

야권은 더불어민주당 이철수 예비후보와 노동당 이향희 후보가 출마한다.

국민의당에선 서인채 전 현대차 지부 기획 4부장이 공천받았다.

새누리당 1명과 야권 2명이 본선에서 겨룰 것으로 보인다.

남구갑은 공천에서 선택된 새누리당 초선 이채익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심규명 예비후보와 대결한다.

새누리당 공천에서 배제된 박기준 예비후보가 무소속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어 변수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남구을은 새누리당 초선 의원인 박맹우 예비후보, 더불어민주당 임동욱 예비후보, 무소속 송철호 예비후보 등 3자 경쟁 구도가 됐다.

박 의원과 송 예비후보는 2002년 울산시장 선거, 2014년 7·30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이어 3번째 경쟁이다.

지금까지 박 의원이 모두 승리했다.

동구는 새누리당 2선인 안효대 의원, 더불어민주당 이수영 예비후보, 진보진영 단일화 후보 무소속 김종훈 전 동구청장 등이 본선에 오른다.

이연희 전국 안철수 팬클럽 울산지역장도 국민의당 공천을 받았다.

1여 3야 구도이지만 동구에 현대중공업 중심으로 근로자가 많고 노동자의 지지 기반이 강한 노동당 이갑용·무소속 김종훈 두 예비후보가 단일화에 성공함에 따라 새누리당 현역 의원과 피 말리는 접전을 예고했다.

(울산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lee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