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 "北, 전략핵미사일론 위협에 한계…'사용 가능한' 핵무기 찾을 듯"

최근 북한의 잇따른 핵 위협 속에는 전략 핵미사일뿐 아니라 핵 대포나 핵 지뢰 등과 같은 전술 핵무기 개발 의도가 숨어 있을 수 있으므로 면밀히 주시,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센터의 제임스 루이스 국장이 지난 7일 북한이 신형 대구경 방사포의 핵 무장화 추진 가능성을 제기한 데 이어 밴 잭슨 신아메리칸안보센터(CNAS) 객원연구원도 15일 북한이 실제 사용을 염두에 두고 전술 핵무기 개발의 길을 걸을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increasingly plausible)"고 주장했다.

지난 2014년까지 미 국방부 장관실의 한반도 정책자문관을 지낸 잭슨 연구원은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 기고문에서 북한의 최근 핵 위협들이 전술핵무기 개발 의도의 신호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한국에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으로 미국의 전술 핵무기를 재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부 민간 전문가들뿐 아니라 여당인 새누리당 내에서도 제기되고 있어 남북 간 핵군비 경쟁이 가속화하는 상황도 우려된다.

북한의 전술 핵무기 개발이 우려되는 것은 최근의 잇따른 `핵 선제타격' 등 핵 위협 발언 때문만이 아니라, 북한이 자신들의 위협이 빈말이 아님을 뒷받침하는 수단으로 전술 핵무기의 유혹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잭슨 연구원은 설명했다.

북한은 그동안 허장성세에 가까운 위협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기 때문에 자신들의 위협이 먹히지 않는 '위협 의 신뢰도'에 문제가 있음을 스스로 알고 있을 것이라고 그는 추정했다.

지금 북한이 개발 중인 핵미사일은 전략무기로서 외부의 임박한 침략이나 `정권 참수' 공격을 막는 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정권 생존 이외 다른 목적에도 현실적으로 사용 가능한 전술 핵무기를 가지려 할 수 있다고 잭슨 연구원은 지적했다.

남한의 국지적 목표물을 겨냥한 저 폭발력의 전술 핵무기는 한미 동맹군의 전면적 보복을 부르지 않으면서 자신들의 위협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북한이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냉전시대 유럽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한 이유를 봐도, 소련의 침공시 대륙간탄도탄으로 대응함으로써 서로 절멸하는 전면적인 핵전쟁을 피하면서 침공 저지를 위해 실제 사용 가능성을 감안했기 때문이라고 그는 상기시켰다.

북한이 개발 중인 핵미사일은 선제공격을 당했을 때 상대도 확실히 파괴할 수 있는 제2격 능력을 갖추자는 목적이지만, 만일 전술 핵무기까지 갖추게 되면 북한이 선제공격하는 가능성의 문이 열리게 된다고 잭슨 연구원은 우려했다.

그는 북한이 전술 핵무기로 선제공격할 경우 미국이 핵 보복에 나서거나 재래식 군사력으로 대북 전면전에 나서게 될 시나리오를 그리면서 "북한이 전술 핵무기를 개발, 활용하려 한다면 한반도에서 오판과 갈등 격화의 위험성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y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