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윤상현 공천 탈락…친유승민계 '핵심 3인방'도 컷오프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 좌장인 5선의 이재오 의원(서울 은평을)이 공천심사에서 컷오프(공천배제)됐다. 김무성 대표에 대한 욕설 녹취록이 공개돼 논란에 휩싸였던 친박(친박근혜)계 재선 윤상현 의원(인천 남을)도 공천에서 탈락했다. 녹취록 사건 초기 친박계는 윤 의원에 대해 옹호론을 폈지만 여론이 악화되면서 친박계 내부에서조차 “윤 의원이 스스로 결단할 때가 됐다”는 기류가 형성됐다.

비박·친유(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재선 조해진(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초선 김희국(대구 중·남)·이종훈(경기 성남분당갑) 의원도 공천탈락하면서 비박계 현역 물갈이가 현실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관심을 모았던 유승민 의원(대구 동을) 지역구의 공천심사 결과 발표는 또다시 연기됐다.

이재오·윤상현 공천 탈락…친유승민계 '핵심 3인방'도 컷오프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1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경선 지역 14곳, 우선추천 지역 3곳, 후보확정 지역 9곳 등 26개 지역의 공천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서 컷오프 명단에 들어간 현역 의원은 총 8명이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공천 탈락자는 이재오 의원과 친유계 핵심 3인방이다. 이 의원은 친이(친이명박)계 출신으로 19대 국회 입성 후에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쓴소리를 하며 비박계 중심에 섰다. 고령(72세)·다선 의원인 탓에 컷오프 명단에 포함됐다는 얘기도 있지만, 당 일각에선 친박계의 집중적인 견제를 받은 것이 공천탈락의 직접적인 이유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해진·김희국·이종훈 의원 등 친유계 핵심 3인방의 컷오프 가능성도 일찌감치 당 안팎에서 제기됐다. 이들 세 명의 의원은 작년 유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았을 때 원내수석부대표와 원내부대표 직을 수행하며 원내지도부를 이끌었다. 공천관리위원회 내부에서 유 의원의 컷오프 논의가 계속 진행 중이어서 이날 심사 결과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박근혜 정부에서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에 중용됐지만 기초연금 논란으로 사퇴하며 청와대와 불편한 관계를 형성했던 3선의 진영 의원(서울 용산)도 컷오프됐다. 대구에선 초선 류성걸 의원(대구 동구갑)이 공천배제됐다. 대구 동구갑에는 친박계로 분류되는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대구 달성군에는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이 단수 추천으로 공천이 확정돼 이른바 ‘진박(진짜 친박)’ 중심의 공천 진용이 구축됐다.

비박계 컷오프 의원들의 집단 탈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향후 주요 선거구 판도 변화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같은 비박계라도 김무성 대표와 가까운 김성태(서울 강서을)·김학용(경기 안성) 의원은 공천을 받았다. 안대희 최고위원(서울 마포갑)도 단수 추천으로 공천을 받았다.

이재오 의원과 함께 고령·다선 이유로 컷오프가 예상됐던 황우여 의원(인천 연수)은 지역구를 험지인 인천 서구을로 옮겨 출마하기로 하면서 기사회생했다. 새누리당 강세 지역인 강남벨트 경선 구도도 확정됐다. 서울 서초갑은 조윤선 전 정무수석과 이혜훈 전 의원 간 경선으로 좁혀졌고, 서초을은 강석훈 의원과 박성중·이동관·정옥임 예비후보가 경선을 치른다.

이정호/박종필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