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앙골라, 짐바브웨 등지에서 원유·채광 사업을 중개하던 홍콩 거물급 브로커 쉬징화(徐京華·영어명 샘 파)의 계좌가 1년째 동결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HSBC는 지난해 3월부터 쉬징화와 그의 동업자인 베로니카 펑의 계좌를 동결 조치하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동결 금액은 최소 8천700만달러(약 1천36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쉬징화는 최근 홍콩 법원에 계좌 동결을 풀어달라고 요청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홍콩 퀸스웨이 그룹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쉬징화는 세계 곳곳의 부패·독재 정권과 거래하며 이들의 이권을 챙겨준 혐의를 받고 있다.

미국 당국에 따르면 그는 세계 최고령 독재자인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과는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을 계약하며 무가베의 비밀경찰에 수백만 달러를 조달했다.

2006년에는 북한 평양에 초고층 건물을 세우는 프로젝트를 추진했고, 비자금 창구인 노동당 39호실과 연관이 있는 KKG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외에도 북한 내 유전탐사와 희천발전소 건설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퀸스웨이 그룹은 쉬징화가 주주나 이사가 아닌 고문에 불과하다며 HSBC의 계좌 동결 조치가 사업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heev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