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묵묵부답' 유승민 의원 >  14일 오후 서울역을 출발해 KTX동대구역에 도착한 새누리당 유승민(동구을) 의원이 기자의 질문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 '묵묵부답' 유승민 의원 > 14일 오후 서울역을 출발해 KTX동대구역에 도착한 새누리당 유승민(동구을) 의원이 기자의 질문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劉, 탈락으로 기우는 분위기 감지…'총선역풍' 우려도
尹, 동정론 속에도 전국적 파문이 부담…'결단' 남은듯
'험지 5선' 이재오, '강남벨트' 진영 생존 여부도 관심사


새누리당의 4·13 총선 공천심사가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이재오·유승민·윤상현 의원의 생사(生死)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공천관리위원회는 15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이들 세 의원의 지역구를 포함해 마지막으로 남은 30개 지역구에 대해 공천심사를 한다.

초미의 관심사인 유승민 의원(대구 동을·3선)의 경우 공천 탈락으로 기우는 듯한 분위기가 공관위 안팎에서 조심스럽게 감지된다.

무엇보다 "당 정체성과 관련해 심하게 적합하지 않은 행동을 한 사람은 응분의 대가를 지불하게 해야 하지 않느냐"고 한 이한구 공관위원장의 의지가 강력하다.

이 위원장이 유 의원의 공천 배제를 강력히 요구했으며, 이 같은 원칙에는 여권 핵심부에서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전언이다.

유 의원과 함께 대구 지역의 3선 의원인 서상기·주호영 의원이 전날 '컷오프' 대상에 오른 만큼, 유 의원 역시 이를 피해가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있다.

다만 유 의원을 탈락시키면 만만치 않은 '역풍'이 우려된다는 게 막판까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부 공관위원들도 이런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관위원인 박종희 제2사무부총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 나와 "(유 의원이) 과연 당의 정체성과 맞는 행동을 했느냐에 대해 오늘 토론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김무성 대표를 겨냥한 '욕설·막말'로 전국적인 파문을 일으킨 윤상현 의원(인천 남을·재선)의 컷오프를 놓고도 공관위원들의 격론이 벌어졌다.

윤 의원의 경우 사석에서 취중에 한 발언이 불법적으로 녹음·보도됐다는 '정상참작' 사유가 있지만, 당의 총선 전략에 막대한 지장을 준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특히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수도권의 후보들이 계파를 가리지 않고 윤 의원의 용퇴를 촉구하고 있다.

불출마 요구가 그에게 '요로'를 통해 전달됐다는 후문이다.

수도권의 친박계 홍문종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윤 의원이 굉장히 억울하고, 어떻게 보면 피해자 입장인데, 그럼에도 민심이 뒤숭숭한 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유 의원과 윤 의원의 '패키지 컷오프'가 공관위에서 논의되고 있다는 추측도 나돈다.

그러나 박종희 부총장은 "(김 대표가) 포용하고, 그다음에 윤 의원이 입장을 정리하는 게 맞지 않느냐"면서도 "(패키지 설은) 지나친 상상"이라고 일축했다.

옛 친이(친이명박)계 '맏형'인 이재오 의원(서울 은평을·5선) 역시 막판까지 경선 여부가 정해지지 않으면서 컷오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이 의원의 경우 공관위가 제시한 ▲편한 지역 다선 ▲당 정체성 위배 ▲품위 실추 등 3가지 배제 원칙에서 뚜렷한 사유를 찾기 어렵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이 의원의 지역구가 새누리당에 불리한 '험지'라는 점도 공관위가 결정을 망설이는 배경으로 꼽힌다.

박 부총장도 "수도권 5선은 정말 인정을 해 줘야 하는 부분"이라며 "각고의 노력으로 국회에 진출했기 때문에 공관위 기준으로 재단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했다.

공관위는 영남과 더불어 새누리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서울 강남벨트(강남·서초·송파 및 용산)에 대해서도 이날 공천심사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강남벨트에선 진영(용산·3선) 의원의 컷오프 여부와 이혜훈·조윤선 예비후보의 지역구(서초갑) 심사 결과가 최대 관심사다.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zhe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