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대기권 재진입체(RV) 기술을 확보했다고 주장했지만, 우리 군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15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참관 아래 "탄도로케트 전투부첨두(탄두)의 대기권 재돌입 환경모의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김 제1위원장은 "군사대국들이라고 자처하는 몇 개 나라에서만 보유하고 있는 대기권 재돌입 기술을 자력 자강의 힘으로 당당히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RV는 지상에서 발사된 ICBM이 대기권을 벗어났다가 재진입하는 기술이다. ICBM을 개발하는 데 가장 어렵고 핵심적인 기술로 꼽히고 있다.

이날 김 위원장의 발언은 사실상 핵탄두를 탑재한 ICBM을 미국 본토까지 날려 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위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우리 군 정보당국은 북한이 아직 재진입체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북한이 ICBM인 KN-08 미사일을 한 번도 발사한 적이 없는 등 외부에 기술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것을 이런 판단의 주요 근거로 삼고 있다.

특히 북한이 이날 '환경모의시험'을 통해 재진입체 기술을 성공시켰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일단 '시뮬레이션' 수준으로 평가절하하는 분위기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은 아직 재진입체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북한이 재진입체 시험을 했다고 주장하는 것도 무력을 과시하기 위한 선전 차원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북한이 설사 재진입체 기술을 확보했다고 하더라도 노동, 무수단 등 중거리 미사일급이며 ICBM급 재진입체 기술을 확보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군사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경닷커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