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 "野 연대 문만 열면 조정 가능"…당무 복귀설 '솔솔'
김한길 고립무원…野연대 최후통첩·더민주, 경쟁자 공천


국민의당 내부에서 야권연대를 주장하며 당무 거부에 들어간 천정배 공동대표가 오는 15일 야권 연대에 부정적인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와 담판을 벌인다.

이에 따라 야권연대 문제를 놓고 전개되고 있는 국민의당의 내분사태가 15일 파국이냐, 극적 해결이냐 중대 기로에 서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천 대표는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자청, "내일 안 대표와의 회동을 마지막으로 의견 조율을 시도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제 행보를 결정하겠다"며 최후 담판을 예고했다.

천 대표는 특히 "수도권 연대의 문을 열겠다는 것만 이야기되면 수준이나 방법 등은 얼마든지 조정이 가능하다"며 "100이 안 되면 50을 하고, 50이 안 되면 30도 할 수 있다.

쌍방 간 의견 조정이 가능하다"며 조정의 여지를 열어뒀다.

천 대표는 그러면서 야권통합을 먼저 제안했던 더불어민주당이 시간이 없다며 야권연대 거부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시대적 여망과 역사적 과제와 동떨어진 말을 하는 것은 극히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천 대표는 최근 안 대표가 더민주를 비판한 데 대해 "120% 공감한다"고 한 적도 있다.

이처럼 천 대표가 안 대표의 입장을 이해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등 담판을 앞두고 안 대표에 대해 유연한 입장을 취하는 반면에 더민주를 강도높게 비판하면서 일각에서는 천 대표가 15일 안 대표와의 회동을 계기로 당무에 복귀할 것이라는 설도 흘러나왔다.

하지만 천 대표는 자신의 거취에 대해 "저도 결정해놓고 있는 건 없다.

내일 일은 내일 가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극한 대립으로 치닫던 안 대표와 천 대표 사이에 훈풍이 불 조짐을 보이면서 공동 선대위원장에서 물러난 김한길 의원의 향후 거취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김 의원은 앞서 안 대표를 향해 야권 연대를 압박하면서 공동 선대위원장직 사퇴라는 배수의 진을 쳤지만 안 대표는 김 의원의 사퇴의사를 받아들이며 '연대 불가'라는 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더민주는 이날 김 의원 지역구에 전혜숙 전 의원을 후보로 내정했다.

김 의원은 당내에서 설 자리를 잃고, 경쟁관계인 더민주 후보의 도전에 직면하는 진퇴양난의 위기로 내몰리게 된 것이다.

심지어 한 때 야권연대 필요성에 대해 김 의원과 의기투합했던 천 대표도 이날 간담회에서 김 의원과 공동행보를 취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

각자 위치도 다르고 생각이 다를 수도 있다"며 "전 저대로 결정할 것이고 김 위원장은 알아서 금명간 결정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으로선 고립무원의 상황에 처하게 된 셈이다.

백척간두의 정치적 위기에 몰리자 김 의원은 이날 안 대표를 비롯한 야권 지도부에 야권연대를 요구하는 최후 통첩장을 보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김한길은 결과적으로 수구보수의 집권세력에게 어부지리를 안겨주는 일만은 절대로 하지 못한다"고 밝혀 총선 불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낳았다.

일단 김 의원측은 "탈당은 절대 아니다"라고 했고 불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도 "앞서나간 해석"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김 의원의 지역구인 광진갑 선거가 야권 분열로 인해 '일여다야 구도'로 치러질 경우 결국 명분있는 선택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있게 제기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박수윤 기자 jo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