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을은 16대 이후 내리 4선을 야당이 석권했다. 이곳에서 16~18대 3선을 한 더불어민주당의 송영길 전 인천시장과 19대 현역인 최원식 국민의당 후보 간 신구(新舊) 대결 등이 변수가 돼 여야 각축장으로 변했다. 의사 출신인 윤형선 새누리당 후보가 도전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지난 4~5일 512명을 조사해 7일 발표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3% 포인트) 송 전 시장이 30.6%로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윤 후보가 29%로 바짝 뒤쫓았고, 최 의원은 19.3%로 다소 뒤처져 있다.
인천 계양을 윤형선·송영길·최원식 '여야 삼국지'
◆송영길 “정치생명 걸고 나왔다”

11일 계산동에서 만난 최모씨(62)는 “인천에서도 큰 야당 정치인 한 명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송 전 시장은 “3선을 거뒀을 때와 달리 이번은 내 정치생명을 걸고 나왔다”며 “절박하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송 전 시장은 다른 곳 출마를 저울질하다 최 의원이 더민주를 탈당하자 이곳으로 방향을 틀었다.

송 전 시장이 내놓은 대표 공약은 ‘일자리 기반 구축’과 ‘교육 인프라’ 분야다. 그중 10일 착공에 들어간 16만평 규모 계양 테크노밸리(서운산업단지)를 향후 100만평까지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시장 시절 송도 포스코 자율형사립고 유치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 내 자율형사립고를 유치하고, 경인교대를 서울대 사범대와 통합하는 작업도 중점 추진 공약들이다.

◆윤형선 “20년 내과 운영 지역토박이”

야당 아성에 맞서는 윤 후보는 중앙정치 경험이 없지만 20여년 동안 내과를 운영해온 ‘지역토박이’란 점을 강조했다.

윤 후보는 “15년 넘게 지역구를 야당 의원에게 넘겨주고 도대체 뭐가 달라졌느냐”며 “야당 정치인에게 몰표를 던져주던 지역정서가 이젠 ‘이러다간 지역 말아먹겠다’는 실망감으로 바뀌면서 여당 의원을 뽑자는 여론이 팽배하다”고 말했다. 그는 규제에 묶여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계양산을 낀 주변 녹지를 개발해 서비스산업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윤 후보는 “대기업 등 민간 투자를 유치해 테마파크를 비롯해 계양역 인근에 관광·예술·쇼핑타운을 조성하겠다”고 설명했다.

◆최원식 “아라뱃길 습지지구 개발”

최 의원은 11일 오전 계산1동 주민센터를 찾아 환경미화원들을 만났다. 이곳에서 만난 안모씨(35)는 “3선 출신 송 전 시장에 비해 초선인 최 의원은 조용히 지역 예산도 가져오고 묵묵히 잘해왔던 것 같다”고 말했다.

출마 선언 이후 지역 내 분위기를 묻자 최 의원은 “송 전 시장이 가진 스타성이 아직 지역에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계양을은 드러내는 표심보다는 조용히 숨어 있는 복심이 훨씬 많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 의원은 핵심공약으로 인천과 수도권을 잇는 교통 인프라 확충안을 내놨다. 그는 “계양역에 제대로 된 선착장을 만들고 아라뱃길 주변 습지를 비롯한 계양지구를 개발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인천=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