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김무성, 연이은 논란 연루 부담…오세훈·유승민, 공천까지 '험로'
野문재인·안철수, 야권 패배시 분열 책임론 불가피…정치적 명운 걸려


이번 20대 총선은 내년 대선을 향해 뛰는 여야의 '잠룡' 입장에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1차 관문이다.

그러나 결전을 한 달 앞둔 현 상황에서 유력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인사들이 총선 가도에 임하는 심정은 여야를 불문하고 그리 편하지 않아 보인다.

새누리당의 대표 주자인 김무성 대표는 막바지 공천 과정이 매끄럽지 않다.

그는 이번 총선을 '마지막 국회의원 선거'라고 일찌감치 못 박고 압도적인 지역구 지지율에도 다른 예비후보들과의 경선 과정을 밟겠노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김 대표가 최근 '비박 살생부 논란'에 이어 윤상현 의원의 '막말 파문'까지 뜻밖의 구설수에 연달아 휘말리면서 그의 지역구인 부산 중·영도의 경선 대상 발표가 거듭 연기되고 있다.

현재 당내 기류로는 김 대표의 낙천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지난 18·19대 총선에서 연거푸 공천 탈락한 '트라우마'를 지닌 그의 심기는 그리 편치 않아 보인다.

잊을만하면 나오는 '김무성 대권 불가론'도 그를 괴롭힌다.

2011년 서울시장 사퇴 후 5년 만의 권토중래를 위해 '정치 1번지' 서울 종로구를 선택한 오세훈 전 시장은 과거 종로에서 내리 3선을 지낸 박진 전 의원과 치열한 공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 만약 당내경선을 통과한다 하더라도 이미 공천이 확정돼 링 위에서 오 전 시장을 기다리고 있는 맞상대는 더불어민주당 핵심 중진이자 종로구 현역인 정세균 의원이다.

대권가도의 1차 관문에서 두 번의 '혈투'가 벌써 예정된 셈이다.

여권의 또 다른 잠룡인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대구 수성갑에서 더민주 김부겸 전 의원을 상대로 힘겨운 승부가 예상된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 전 의원의 지지도가 우세한 가운데 여권의 '텃밭 중의 텃밭'인 대구 한가운데서 야당에 자리를 내주는 멍에를 쓴다면 김 전 지사의 정치 경력에 큰 오점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부담이다.

역시 여권 잠룡으로 꼽히는 유승민 의원(대구 동을)에게는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대구·경북 지역 방문이 예사롭지 않다.

유 의원은 원내대표 시절 박 대통령과 각을 세우다 '배신의 정치'로 낙인 찍히며 사퇴한 바 있다.

유 의원은 경선 라이벌인 이른바 '대구 진박(진실한 친박)' 이재만 전 동구청장보다 지지도 측면에서 우세하지만, 박심(朴心)에 따라 그가 '현역 물갈이 대상'에 포함되는지 여부는 이번 새누리당 공천의 최대 관전 포인트다.

야권의 차기 대권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김부겸 전 의원,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 등의 대권가도 역시 총선 결과의 영향권에 있다.

문 전 대표의 경우 이번 총선에 대권 도전을 비롯한 '정치적 명운'이 달렸다는 평가다.

특히 총선에서 패배하면 더민주의 분당을 막지 못하고, 야권분열을 야기한 장본인이라는 '책임론'에 휩싸일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문 전 대표 스스로도 "제가 어떤 위치에 있든 총선 결과에 대해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며 "이번 총선에서 정권교체의 희망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겸허하게 제 역할은 여기까지다 인정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배수진을 치고 있다.

새로운 정치를 선언하며 탈당에 신당 창당까지 감행한 안 대표의 성공 여부도 총선에 달렸다.

이번 총선에서 안 대표의 국민의당이 탄탄한 제3정당으로 자리매김한다면 정권교체의 대안세력으로 부상하겠지만, 야권이 패배하면 안 대표의 책임론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최근 야권연대 논의를 둘러싼 당 내홍 상황에서도 독자노선을 고수하고 있어, 만약 총선이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 치러진 뒤 패배한다면 거센 책임론에 휩싸일 수 있다.

김부겸 전 의원의 경우 '야권 불모지'인 대구에서 승기를 잡을지가 대권가도의 가장 큰 변수다.

특히 여권의 잠룡인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맞붙게 된 만큼 김 전 지사를 꺾고 승리할 경우 당내 중진의원의 입지를 넘어 대선주자로 급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12년 19대 총선과 지난해 대구시장선거에서 패배한 데 이은 세 번째 도전으로, 이번 총선에서 '고진감래'의 결과를 얻을지 주목된다.

선거 바깥에 머물러 있지만 박원순 서울시장도 자신의 측근들이 얼마나 생환하느냐가 지켜볼 대목이다.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서혜림 기자 ljungberg@yna.co.kr,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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