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첫 與 호남 재선…야권 후보 분열시 승리 가능성
김부겸, 첫 'TK 지역구' 노려…막판 지역주의 바람 변수
與 전북 정운천· 野 부산 김영춘도 지역주의 벽에 도전
부산 박재호 전재수 최인호, 광주 정승 등도 관심 선거구


20대 총선이 한국 정치사에 깊게 뿌리내린 지역주의의 벽을 허물어뜨리는 시발점이 될 수 있을까.

총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상대당의 텃밭에서 '생환'을 노리는 여야 후보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호남에서 여당 인물이, 반대로 영남에서 야당 인물이 다수 당선될 경우 정치적 이변을 넘어 지역주의 해소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우선 주목할 것은 전남 순천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단수추천돼 공천이 사실상 확정된 이정현 의원의 지역구 재선 성공 여부다.

이 의원은 2014년 7·30 전남 순천·곡성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돼, 파란의 주인공이 됐다.

새누리당과 그 전신인 보수 정당들은 1988년 국회의원 소선거구제가 도입된 이후 광주·전남에서 단 한 차례도 지역구 의원을 배출하지 못했던 것.
이처럼 불모지에서 생환한 이 의원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고착화된 지역주의를 뒤흔들었다고 의미있게 평가했다.

지역에서는 이 의원이 지난 7·30 선거에서 보여줬듯 자전거를 타고 주민들과 수시로 만나며 스킨십을 넓히고 있어 이번에는 '호남 지역구의 여당 재선 의원'이라는 이변을 일으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 의원의 상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에서 김광진 의원과 노관규 전 순천시장이, 국민의당에서는 구희승 전 농림수산부 사무관과 박상욱 전남교육희망연대 집행위원장, 손훈모 변호사 등이 경선을 기다리고 있다.

지역 관계자는 "야당 우세지역인 만큼 주민들의 여야 선호도는 야권이 크게 앞선다"며 "다만 후보 개인에 대한 선호도는 이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야권표가 갈라질 수 있다는 점도 변수"라고 말했다.

야권에서 지역주의 타파의 최전선에 서 있는 후보 가운데 대표주자는 더민주 김부겸 전 의원이다.

김 전 의원은 세 차례나 당선됐던 경기 군포를 포기하고 지난 19대 총선에서 '지역주의 타파'의 깃발을 내걸고 대구 수성갑에 출마했다.

김 전 의원은 40%에 달하는 높은 득표율로 예상 밖의 선전을 보여줬지만, 결국은 새누리당 이한구 의원에게 패배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도 대구시장 후보로 출마해 40.3%를 득표, 비록 낙선했지만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수성갑 지역에서는 50.1%를 득표해 권영진 대구시장을 앞섰다.

새누리당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맞붙게 될 김 전 의원 측에서는 이번 총선에서야말로 충분히 승산이 있다면서 총력전에 나서는 모습이다.

다만 야당내 일각에서는 대구 역시 호남만큼이나 지역 장벽이 높은 곳인 만큼 낙관은 금물이라는 경계론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 의원이나 김 전 의원 이외에도 '적진'에서 이변을 꿈꾸는 후보들이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전북 전주을에 단수공천을 받은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나 광주 서구을에 재도전하는 정승 전 식약처장 등을 주목해 볼 수 있다.

정 전 장관의 경우 지난 19대 총선에서 더민주 이상직 의원(46.9% 득표)에 밀려 피했지만 35.8%를 득표하며 선전했다.

특히 19대 총선과 달리 이번에는 야권 지지표가 더민주와 국민의당으로 갈라진 만큼 정 전 장관에게 기대를 걸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 전 식약처장의 경우 지난해 4·29 재보선에서 11.1%를 얻으며 당선에는 실패했지만, 이번 재도전에서 의미있는 득표를 해낸다면 지역주의 극복에 족적을 남길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더민주에서는 부산진갑에 단수공천을 받은 김영춘 부산시당위원장이 관심을 받고 있다.

서울 광진갑에서 16~17대 총선 때 당선된 김 위원장은 지난 19대 총선에서 부산 진갑에 출마했지만 나성린 의원에게 3.7%포인트 차이로 석패했다.

더민주에서는 김 위원장이 그동안 지역에서 지지기반을 탄탄히 다져온 만큼 충분히 해볼 만한 싸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더민주에서는 김 위원장 외에도 박재호(부산 남구을), 전재수(부산 북구강서구갑), 최인호(사하구 갑) 등 부산지역내 친노진영 후보들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경남 김해을에 단수공천을 받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 김경수 경남도당위원장 역시 영남에서 파란을 일으킬 수 있는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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