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선거서 무슨 말하며 표달라고 할건가"…법안처리 촉구

4·13 총선을 앞두고 국회 개점휴업 상태가 지속되면서 청와대가 역점을 두고 있는 노동개혁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법안들의 처리는 기약없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은 경제행보를 가속화하면서 국회를 향한 '채찍질'도 강도를 높일 전망이다.

국회에 경제·민생법안 처리를 직간접적으로 압박하면서, 법안들의 총선 전 처리가 사실상 힘들기 때문에 박 대통령의 메시지는 국민들의 투표를 통한 '국회심판론' 볼륨을 높이는데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우선 박 대통령은 오는 17일 청와대로 고용창출 우수기업 관계자를 초청해 격려 오찬을 한다.

이 일정은 "모든 목표를 일자리에 둬야 된다"면서 "거시경제의 패러다임을 고용률로 전환해나가야 하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달 24일 국민경제자문회의 발언과 맞물려 잡힌 것이다.

지난달 25일과 지난 10일 대전과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한 박 대통령은 다른 지역의 창조경제혁신센터 방문도 계속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8일 직접 "기회가 될 때마다 창조경제 현장을 방문해서 성과를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런 행보를 통해 일자리 창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국회에 노동개혁 및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를 지속적으로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파견법을 비롯한 노동개혁 4개 법안의 목적이 일자리에 있는 만큼 국회가 하루라도 빨리 이들 법안을 사이버테러방지법 등 안보법안과 함께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 박 대통령의 지속적인 강조 사항이다.

박 대통령은 15일 국무회의에서도 이런 발언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13일 "현재 법 규제가 일자리 창출 등의 가능성을 가로막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국가적으로 보면 법안 처리가 매우 절실하다"고 말했다.

다만 "끝까지 포기해선 안 된다"(7일)는 박 대통령의 의지에도 불구, 여야 모두 총선 체제로 전환되며 3월 국회 의사일정조차 잡히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른바 민생 법안의 총선 이전 처리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분석이 많다.

특히 총대를 메야 하는 새누리당에서 공천 갈등이 더 격화되고 있어 여권 내에서도 법안추진 동력 확보조차 안 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총선 공천은 각 당에서 차분하게 진행하고, 현역 국회의원들은 해야 할 일은 한다는 각오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측면에서 박 대통령은 경제행보 등을 통해 이른바 경제·안보의 이중 위기 극복을 위해 국민이 나서달라고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우선 민생·안보 법안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여 대(對)국회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겠다는 포석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총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는 점에서 국민이 나서달라는 박 대통령의 메시지는 이른바 '국회 심판론'의 의미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야권이 경제심판론을 비롯한 정권심판론으로 공세를 하는 것과 대립한다는 특징이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3·1절 기념사에서도 국회 마비 사태를 비판하면서 "나라가 어려움에 빠져있을 때 위기를 극복하는 힘은 항상 국민으로부터 나왔다"며 국민의 행동을 촉구한 바 있다.

한 참모는 "국회가 당장 해야 할 일은 안 하면서 선거에서 나가서 무슨 말을 하면서 표를 달라고 할 것인가"라면서 "앞뒤가 안 맞고 이율배반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solec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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