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해병대·해군 1만7천여명 참가…美 본험리처드호 투입
해상·공중 입체 상륙작전…18일까지 北 내륙 파고드는 지상작전

한미 양국 군이 11일 경북 포항 일대에서 최대 규모의 입체 상륙훈련을 하며 유사시 북한 후방 지역으로 강하게 파고드는 능력을 배양했다.

해병대사령부는 이날 "한미 해병대와 해군이 포항 독석리 일대에서 연합 상륙훈련의 '결정적 행동'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상륙훈련은 '탑재-이동-연습-결정적 행동'의 네 단계로 진행되는데 마지막 단계인 '결정적 행동'은 해안 침투와 돌격, 상륙을 가리킨다.

적과 정면 충돌하며 해안두보를 확보하는 상륙훈련의 핵심이다.

한미 연합 실기동 훈련(FTX)인 독수리 연습에 속하는 쌍룡훈련 중에서도 핵심 훈련인 이번 상륙훈련은 병력과 장비 면에서 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

이번 훈련에는 한미 해병대 1만2천200여명(한국군 3천여명, 미군 9천200여명)과 해군 5천여명(한국군 2천여명, 미군 3천여명)을 합해 1만7천200여명이 참가했다.

유엔군사령부 소속 호주군 130여명과 뉴질랜드군 60여명도 훈련을 함께 했다.

장비 면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들 만큼 강력한 무기가 투입됐다.

특히 미군의 강습상륙함인 4만5천t급 본험리처드함과 상륙선거함인 1만6천800t급 애슐랜드함이 위용을 드러냈다.

항공모함과 같이 비행갑판이 넓은 본험리처드함은 오스프리(MV-22) 수직이착륙기, 해리어(AV-8B) 전투기, 슈퍼코브라(AH-1W) 헬기 등 항공기 수십대를 탑재하고 내부에는 M1A1 전차, LAV-25 장갑차, M198 견인포 등을 싣고 다닌다.

우리 군은 이번 훈련에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 40여대를 포함해 K-55 자주포와 K-1 전차 등 30여종의 장비 200여대를 투입했다.

공중 전력으로는 미 해병대의 오스프리와 해리어를 비롯한 한미 양국 군 항공기 70여대가 참가했다.

훈련이 시작되자 본험리처드함에서는 미 해병대의 공기부양정(LSF-Ⅱ)이 줄지어 나왔고 우리 해군의 독도함은 수십 대의 KAAV를 쏟아냈다.

부대장이 돌격 명령을 내리자 공기부양정과 KAAV는 기다렸다는 듯이 일렬 횡대를 이뤄 육지를 향해 고속으로 돌격했다.

육지에 도달한 첫 제대인 '1파'의 해안 점령에 이어 순차적으로 상륙이 진행됐다.

공중에서는 코브라 공격헬기의 엄호 하에 오스프리와 CH-47, UH-60 헬기가 일제히 육지로 돌격했다.

이들은 해안을 지나 목표 지점에 해병대 병력을 낙하시켰다.

강하작전에는 C-130 수송기도 투입됐다.

말 그대로 입체적인 상륙훈련을 펼친 것이다.

이번 '결정적 행동'에 앞서 한미 해병대 수색대와 해군 특수전전단(UDT)은 헬기와 침투용 고무보트(IBS)로 해안과 내륙으로 은밀하게 침투해 장애물과 적의 위협을 제거하고 아군 함포와 공중 화력을 정확하게 유도하며 상륙작전을 지원했다.

한미 양국 군은 '결정적 행동'에 이어 오는 18일까지는 북한 핵심 시설 파괴를 목표로 내륙 깊숙한 곳으로 파고드는 지상작전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번 훈련은 예년에 비해 지상작전 기간과 내륙 침투 거리가 각각 2배로 늘었다.

한미 해병대가 유사시 북한 핵심 시설로 고속 침투하는 능력을 배양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지상작전에서 한미 해병대는 전차와 장갑차로 내륙으로 파고들며 적과 본격적인 전투를 벌이고 적의 핵심 시설을 완벽하게 파괴하는 연습을 하게 된다.

상륙군 사령관을 맡은 이승도 해병 준장은 "한미 해군과 해병대는 위기시 신속하고 과감하게 작전 현장에 투입될 것"이라며 "강력한 연합 전력을 공세적으로 운용해 적의 중심을 타격하겠다"고 다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ljglo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