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규모 상륙훈련·지상작전에 총참모부 첫 성명으로 맞대응
'北 내륙 진격작전'·'족집게식 타격' 등에 공포심 배가된 듯

북한이 12일 서울을 비롯한 남한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이른바 '서울해방작전'을 벌이겠다고 위협한 것은 이날 시작되는 최대 규모의 한미 연합 상륙훈련과 지상작전에 대한 맞대응 차원으로 보인다.

북한은 한미 군사훈련인 키리졸브(KR)·독수리 연습(FE)에 대해 지난달 23일 인민군 최고사령부 중대성명 발표에 이어 이달 들어 외무성 대변인 담화(6일),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성명(7일), 최고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 성명(7일)을 발표하는 등 다양한 형식으로 반발하고 있다.

북한군 총참모부가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 군대는 적들의 '평양진격'을 노린 반공화국 상륙훈련에는 서울을 비롯한 남조선 전지역 해방작전으로,'족집게식타격' 전술에는 우리 식의 전격적인 초정밀기습타격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그런 흐름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우리 합동참모본부에 해당하는 북한군 총참모부가 사상 처음으로 성명을 발표한 것은 성명의 중량감을 더함으로써 위협의 수위를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읽힌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성명에서 타격대상으로 "평양진격작전에 투입된 자"와 "이를 고안해낸 음모의 소굴"을 지목했다.

앞서 인민군 최고사령부는 지난달 징벌대상을 거론하면서 "1차 타격대상은 청와대와 반동통치기관들, 2차 타격대상은 아시아태평양지역 미제침략군의 대조선침략기지들과 미국본토"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처럼 북한이 예년의 한미 군사훈련에 비해 한층 거친 반응을 보이는 것은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제재로 고립이 심화된 상황에서 열리는 올해의 훈련이 기존의 상륙훈련에 그치지 않고 '북내륙 진격작전'과 '족집게식 타격' 등으로 내용이 한층 강화되면서 심리적 부담감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미 연합 실기동 훈련(FTX)인 독수리 연습에 속하는 쌍룡훈련 중에서도 핵심인 이번 상륙훈련이 사상 최대 규모의 병력과 장비를 동원한 가운데 유사시 북한 후방 지역으로 강하게 파고드는 능력을 배양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북한을 강하게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한미 해병대 1만2천여명과 해군 5천여명 등 1만7천여명이 참가하는 이번 훈련에는 미군의 강습상륙함인 4만5천t급 본험리처드함과 상륙선거함인 1만6천800t급 애슐랜드함이 위용을 드러내는 등 장비 면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들 만큼 강력한 무기가 투입될 예정이다.

항공모함과 같이 비행갑판이 넓은 본험리처드함은 오스프리(MV-22) 수직이착륙기, 해리어(AV-8B) 전투기, 슈퍼코브라(AH-1W) 헬기 등 항공기 수십대를 탑재하고 내부에는 M1A1 전차, LAV-25 장갑차, M198 견인포 등을 싣고 다닌다.

한미 양국 군은 상륙훈련에 이어 18일까지는 북한 핵심 시설 파괴를 목표로 내륙 깊숙한 곳으로 파고드는 지상작전 훈련을 실시한다.

특히 지상작전 기간과 내륙침투 거리를 예년에 비해 2배로 늘려 유사시 북한 내륙지역에 있는 핵심시설 침투 능력을 키우는데 목표로 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이날 성명에서 "전쟁 도발에 광분하는 침략자들을 사정권 안에 잡아넣은 우리 군대는 징벌의 발사단추를 누를 시각만 기다리고 있다"고 위협한 것은 이번 훈련에 대한 공포심의 반어적 표현이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의 강도 높은 위협적 언사는 북한의 심리적 불안감을 반영하는 것"이라면서 "한미 양국이 흔들림 없는 군사동맹을 과시하면서 북한을 더욱 강하게 압박해 나가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kh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