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판 이세돌' 조대원(아마 7단) 두각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의 치열한 두뇌싸움이 전개되는 상황에서 북한의 바둑 수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최근 "주체 78(1989)년에 조선바둑협회가 조직되고 평양바둑원이 창설되었다.

(1991년) 국제바둑련맹(연맹) 가입 이후부터 우리 선수들이 여러 국제바둑경기에 적극 진출하여 좋은 성과를 이룩하였다"면서 "우리 바둑선수들의 실력은 세계적으로 높이 평가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현재 북한의 바둑인구는 3만여 명으로 추정되며, 아마 6~7단 실력을 갖춘 바둑기사 10여 명이 활동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북한의 선수들은 아마추어 바둑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대외선전용 매체인 '조선의 오늘'은 "주체 81(1992년) 제4차 세계아마츄어바둑선수권대회에서 우리나라의 7살 난 나 어린 선수가 순위권에 입선하여 세계적인 파문을 일으켰다"면서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 바둑계에서 높은 실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공인되고 있다"고 선전했다.

김일광 조선태권도위원회 무도협회 서기장은 "공화국에서는 유치원생들과 소학교 학생들 속에서 많은 바둑 신동들이 배출돼 전도유망한 선수들이 자라나고 있다"면서 "우리 협회에서는 바둑선수 후비육성체계의 범위를 넓히고 바둑조기교육에 더 큰 힘을 넣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재육성 사업에서 새로운 혁신을 가져오며 재능 있는 바둑선수들을 더 많이 키워냄으로써 가까운 앞날에 우리나라가 바둑에서 세계적인 패권을 잡도록 하는데 적극 이바지하겠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2000년 국제아마추어혼성바둑선수권대회에서 1위, 제1·2차 국제무도경기대회의 바둑 부문에서 2연패, 2013년 '상려컵' 항주국제도시바둑경기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수 많은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고 북한 매체는 자랑했다.

상려컵대회 우승자인 조대원(28.아마 7단)은 2005년 세계아마추어바둑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 2008년 제1회 세계마인드스포츠게임즈 우승 등의 성적을 거둬 이른바 '북한판 이세돌'로 평가받는다.

2005년 당시 조대원과 실력을 겨뤘던 한국의 서중휘 프로는 "태어날 때 성향이 바둑의 스타일을 형성하는데 북한의 조대원은 상당히 호전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면서 "북한에는 우리나라의 연구생 1조에 해당하는 '프로급' 실력을 지닌 전문기사들이 상당수 활동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 프로는 조대원은 물론 여류 기사인 조새별(아마 7단) 역시 수준급 실력을 과시해 국제 바둑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고 회상했다.

북한은 또 2014년부터 아마의 벽을 넘어 프로바둑세계선수권대회에도 진출해 높은 수준을 과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1993년 각 시.도 바둑협회를 설립하고 1995년 전문기사에 해당하는 '완전선수제'를 도입했고, 백두산상 체육경기대회와 전국바둑애호가경기 등을 개최하고 있다.

만경대학생소년궁전을 비롯한 각 지역 학생소년궁전에는 바둑소조가 조직되어 있으며, 일부 재능있는 청소년을 중국으로 조기유학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우리 바둑계는 2005년 북한에 남북한 바둑교류를 제안했고, 바둑연감 등 서적지원을 약속하기도 했으나 남북관계 경색으로 빛을 보지 못했다.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kh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