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격론 끝 "공관위 결정대로 가자" 상황 정리
뮤직비디오 찍고 관련 부분 편집…결심 이미 굳힌 듯
"내 의지대로만 하려면 위원회가 필요있나" 安 맹공엔 "농담으로 받아들여야지"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10일 '공갈막말' 논란을 빚은 정청래 의원이 공천배제된데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게 공천을 하라고 했는데, 공천관리위가 국민 눈높이에 따라 했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지 다른 특별한 의미나 배경은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공천관리위가 해 온 것을, 비대위에서 그대로 추인할 수밖에 없다고 한 것"이라고 이같이 밝혔다.

홍창선 공관위원장이 오전 비대위에 탈락자 명단을 보고했을 당시 비대위 내에서는 "야권 지지자들 사이에서 역풍이 불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만만치 않았지만, 김 대표는 "무슨 이야기인지는 알겠는데, 공관위에서 결정한 대로 가자"며 정 의원에 대한 공천배제를 밀어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나는 복잡하게 생각은 안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대표는 전날 기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지난 6일 정 의원과 함께 당 응원가 뮤직비디오를 찍은 것과 관련, '정 의원이 컷오프에 포함 될 경우 뮤직비디오를 다시 찍을 것'이냐는 질문에 "안찍어도 된다. 편집하면 되지 뭐"라고 웃으면서 받아넘긴 바 있다.

그러나 김 대표는 비디오를 찍은 당일 정 의원이 나온 장면에 대해 이미 편집 조치를 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이와 관련, 김 대표가 야권내 일부 지지층의 반발을 각오하고서라도 정 의원에 대한 공천배제가 불가피하다고 판단, 일찌감치 결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김 대표는 통화에서 이번 공천에서 통합의 물꼬를 트기에는 '친노 패권주의' 청산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 "공관위가 절차적으로 부족한 게 있어 한꺼번에 안하고 (단계적으로) 한 것"이라며 "가급적이면 공관위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11일 추가로 탈락자가 발표되면 패권주의 청산 등 인적쇄신 의지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상쇄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는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고 안 나올 수도 있는데, 그런 것에 일일이 반응을 보일 수 없는 것 아니냐"며 "비대위가 정무적 판단을 하는 것도 한계가 있으니, 액면 그대로 받아주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항상 공천결과를 발표하고 나면 이런 이야기도 나올 수 있고 저런 이야기도 나올 수 있는데, 이것저것 고려를 하다 보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무슨 내 의지만 갖고 하면 위원회 같은 것도 필요없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앞서 김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 의원의 탈락과 관련, 지지층이 반발하고 있는데 대해 예상을 했으냐고 묻자 "거참, 내가 뭐라고 답을 하느냐"며 "공천하고 나면 저런 현상은 늘 있는 것"이라면서도 말을 아꼈다.

불가피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김 대표는 이날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자신을 '차르'로 칭하며 더민주를 '차르 패권 정당'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한데 대해 통화에서 웃으며 "농담으로 받아들여야지 뭐 다른 할 이야기가 있느냐"고 받아넘겼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서혜림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