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자의 '비핵화'와 북한의 '평화협정' 논의를 동시에 하자는 구상일 뿐"
"미국의 넘버 원 정책목표는 비핵화…어떤 대화든 비핵화로부터 시작해야"

"우리의 '넘버 원' 정책목표는 비핵화입니다."


중국이 비핵화 협상과 평화협정 논의를 동시에 추진하자는 중국의 '병행' 제안에 대해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성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분명한 선을 긋고 나왔다.

8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다.

북한이 비핵화를 위해 미국과 협력할 준비가 돼있음을 보여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병행' 논의가 의미를 가질 수 없다는 뜻이다.

김 대표는 특히 "우리가 하는 어떤 노력도, 그것이 6자회담이든 다른 형태이든, 비핵화로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중국의 '병행' 제안에 대해 "실제적이고 진지한 공식적 안(案)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6자회담내) 5자는 비핵화에, 북한은 평화협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니까 두가지를 동시에 해보자는 의미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현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재의 전면적 이행"이라며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것을 막으면서 북한에 더 나은 길이 있음을 설득하는데 초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
-- 존 커비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비핵화 협상과 평화협정 논의에 대한 병행논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는데.
▲북한에 대한 우리의 정책은 한결같다.

우리는 비핵화에 완전한 초점을 맞추고 있다.

비핵화는 우리의 '넘버 원' 정책목표다.

우리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위해 신뢰할 수 있고 의미있는 길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대변인의 언급은 우리가 신뢰할 수 있고 의미있는 외교에 열려있다는 입장을 일반적으로 언급한 것일 뿐이다.

우리는 분명히 병행논의를 한다는 어떤 결정도 내린 적이 없다.

우리는 9·19 공동성명에 충실하며 6자회담이 비핵화와 관련국들의 우려사항을 해소하는 유용한 장(場)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우리가 하는 어떤 노력도, 그것이 6자회담이든 다른 형태이든, 비핵화로부터 시작돼야 한다.

-- 중국의 제안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중국의 아이디어를 공식 제안이라고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중국은 실제적이고 진지한 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중국이 주장한 것은 5자는 비핵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북한은 평화협정 논의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니까 두가지를 동시에 해보자는 것이다.

그것이 전부다.

-- 중국이 아직 구체적인 안을 내놓지 않는 것인가.

▲거듭 말해 중국의 아이디어를 공식 제안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것이 공식 제안이건 아니건간에 우리는 병행논의를 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적이 분명히 없다.

이 문제를 놓고는 한국 정부의 당국자들과 매우 긴밀한 접촉과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

양국은 모든 측면에서 뜻을 같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이 모르는 중국과의 비밀 거래(secret dealing)는 없다.

한국은 지금 미국이 하는 일을 모두 알고 있다.

-- 중국이 주장한 것이 혹시 6자회담 밖에서 평화협정 논의를 위한 새로운 논의기구를 만들자는 것인가.

▲중국의 공식 제안은 없었다.

중국은 6자회담 재개를 지속적으로 말하며 6자회담을 포기하지 않았다.

중국의 얘기가 특별하다거나 극적이라고 보지 않는다.

6자회담 재개를 거부하는 유일한 당사국은 북한이다.

다른 당사국들은 9·19 공동성명에 담긴 모든 원칙과 목표는 물론이고 6자회담 과정에 충실하다.

-- 1990년대 중후반에 평화체제와 관련한 4자회담이 열린 적이 있는데.
▲북한이 우리와 협력할 준비가 됐다는 신호를 보내기 전까지는 비핵화가 출발점이며 회담의 형식을 이야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회담 형식이나 과정을 걱정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은 의미가 없다.

우리는 본질에 초점을 맞춰야 하며 본질은 비핵화다.

만일 북한이 비핵화를 위해 협력할 준비가 돼있다고 합의한다면 그 시점에서 회담의 다른 형식에 대해 더욱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 중국 왕이 외교부장이 8일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3자, 4자, 5자 접촉 등에 대해 개방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고 밝혔는데.
▲우리도 모든 형태의 대화에 열려있다고 말하기가 쉽다.

그 대화가 생산적이고 의미있으며 비핵화를 비롯해 우리가 우려하는 이슈들에 있어 진전을 성취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전제로 말이다.

중국이 어떤 형태의 대화이든 개방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고 했지만 이것은 매우 광범위한 언급이다.

나는 중국이 실제로 북한을 뺀 5자가 모이는 회담에 동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분명히 5자회담에 열려있다.

우리는 만일 북한을 협상테이블로 되돌릴 수 없다면 아마도 우리가 5자회담을 갖는 것이 유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왔다.

이것은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가 아니다.

우리는 과거에도 시도했었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이떤 수준의 5자회담이건간에 매우 조심스러워 했다.

두 나라는 5자회담이 생산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해왔다.

-- 당분간은 대북제재의 이행에 초점을 맞춘다는 의미인가.

▲우리 모두는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안 2270호의 이행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것은 중요한 성과이자 가장 강력한 결의안이다.

우리 모두는 이 결의안을 충실히 이행할 책임을 지고 있다.

이것은 징벌이라기보다는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것을 어렵게 하면서 북한에 더 나은 길이 있음을 설득하는데 초점이 맞춰져있다.

우리는 한국과 긴밀히 협력하는 동시에, 중국을 포함한 주요국들과 함께 제재를 최대한도로 충실히 이행함으로써 지속적인 메시지를 보내려고 한다.

-- 미국이 현재 북한에 대한 독자제재를 검토중인데.
▲기관들 사이에 논의되고 있다.

의회가 압도적인 초당적 지지 속에서 매우 강력한 법안을 통과시켰고 법이 공식 발효된 만큼 이를 충실히 이행할 수 있는 방안들을 검토하고 있는 과정이다.

이는 동시에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담긴 제재조치를 강화하고 보완하는 의미도 있다.

-- 새로운 제재안에는 '세컨더리 보이콧'이 포함되나.

▲세부적 내용은 언급하기 힘들다.

다만 우리는 대북제재 강화법에 담긴 조항들을 충실하게 이행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주고 싶다.

-- 중국이 진정으로 충실하게 대북제재 협력할 것으로 보나.

▲우리는 안보리 결의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중국과 매우 긴밀히 협력해왔다.

한국과 일본과도 긴밀히 공조했지만 결의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중국이 매우 깊숙이 관여됐다.

중국도 제재를 충실히 이행할 책임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

중국 당국자들은 결의안 이행에 있어 충실히 협력할 것이라는 점을 우리에게 시사해왔다.

-- 한반도 상황이 심각해보이는데, 북한이 제한적인 형태로 나마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나는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추측하고 싶지 않다.

우리는 북한이 한반도에서 도발을 삼가라고 촉구하고 있다.

나는 북한이 미래에 도발을 일으킬 경우 더 강력한 제재가 가해질 것이며, 솔직히 외교로 돌아갈 수 있는 건설적 경로를 찾기가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두고 싶다.

-- 북한이 연일 미국을 향한 선제타격을 주장하고 있는데.
▲북한은 지속적으로 한반도와 지역 전반에 매우 심각한 위협을 주고 있다.

우리가 경계심을 늦치지 말고 한반도에서 가장 강력한 억지능력을 유지해야 하는 까닭이다.

이것은 우리가 며칠 전부터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시작하고 양국 동맹이 북한의 위협에 대한 방위태세를 확고히 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 미국의 본토를 선제타격할 능력이 있다고 보는가.

▲북한이 정확히 어떤 능력을 갖고 있는지 추측하고 싶지 않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북한이 자신들의 능력을 진전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주의해야 하고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워싱턴연합뉴스) 노효동 장재순 특파원 rh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