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컷오프 1호' 현역의원인 김태환 의원이 경북 구미을에서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9일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2년간 오직 당을 위해 헌신해 왔는데 이유도, 명분도, 해명도, 사전통보도 없이 당이 저를 헌신짝처럼 내버렸다"며 "당에 남아있을 이유도 명분도 없어 분루(분해서 흘리는 눈물)를 삼키며 당을 떠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의 심사결과를 '밀실공천'이라고 규정했다.

공관위는 지난 4일 '1차 경선 및 단수·우선추천 지역' 명단에서 김 의원을 유일한 컷오프 대상자로 처음 거명했다.

대신 이 지역을 단수추천지역으로 선정하고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의 장석춘 예비후보에게 공천을 줬다.

김 의원은 "8년 전 '저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절규가 아직도 귓가에 생생한데 새누리당은 또다시 우리 구미 시민을 속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의 대표가 국민들에게 상향식 공천을 약속했지만 구미 시민에게 돌아온 건 아무 기준도 없는 밀실공천"이라고 밝혔다.

또 "당이 공천한 인물은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본인보다 훨씬 못 미치는 지지도를 보여왔고, 과거 민주노동당에도 입당한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공관위는 구미시민의 선택권을 뺏을 아무런 권한이 없다"면서 "투쟁의 도시가 아니라 기업하기 좋고 일자리 많은 구미를 만들기 위해 오늘 탈당하고, 구미시민의 선택을 받겠다"며 탈당 후 무소속 출마 뜻을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현혜란 기자 ykb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