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구제 요청에 "좋은 소식 있을 것"…홍의락과 면담은 불발
金 "불모지 대구에서 의원 만들어내는 게 저의 절대절명 과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8일 야당의 불모지인 대구를 찾아 오는 4·13 총선 때 수성갑에서 19대 총선에 이어 두 번째 지역주의의 벽에 도전하는 김부겸 전 의원에 대한 지원에 나섰다.

김 대표는 특히 이날 대구 방문에서 북구을 지역구 공천을 신청했으나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에 포함돼 컷오프(공천배제)된 홍의락 의원에 대해 사과하며 "정무적 판단으로 최종 결정할 때까지 기다려달라.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말해 구제 방침을 시사하기도 했다.

홍 의원은 그러나 이날 대구시당에서 열린 김 대표와 대구 지역 더민주 예비후보간 면담 자리에 불참해 김 대표와 홍 의원의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김 대표는 이날 면담에서 홍 의원 지지자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홍 의원 구제를 요청하자 고개를 끄덕이며 "죄송하다.

제가 어느 정도 재량권이 있어 정치적으로 판단해 결정할 사항이니 결정이 어떻게 나올지는 지켜봐달라"며 지역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그러면서 "불모지였던 대구에서 우리 의원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게 제 자신이 느끼는 절대절명의 과제"라며 "영남권에 당세 확장을 위해서 계속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려 왔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민주주의가 제대로 발전하려면 지역이 골고루 경쟁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영호남은 어느 한 당이 전체를 지배하는 현상이 몇 십 년 지속하고 있다"며 "이걸 타파하지 못하면 지역균형 발전을 얘기해도 절름발이 민주주의밖에 될 수 없고 지역 발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이어 "기계적으로 당을 운영하는 모습을 보이고, 제대로 된 사람들을 (공천과정에서 탈락시키는 등) 잘못 판단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비대위가 정무적으로 판단할 권한을 확보했다"며 "미리 얘기할 순 없지만 결과를 지켜봐달라"며 홍 의원에 대한 구제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부겸 전 의원도 "김 대표가 재량권이 있다며 홍 의원을 만나겠다, 좋은 소식을 전하겠다 하셨다"며 "한 정치인의 상처를 감싸안으며 지역민의 신뢰를 회복할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말씀으로 받아들여달라"며 홍 의원 지지자들을 위로했다.

김 전 의원이 발언 직후 "제가 과도하게 해석한 것이냐"고 김 대표에게 되묻자, 김 대표는 웃으며 "아니, 아니, 아닙니다"라고 답했다.

김 대표는 그러나 이날 홍 의원을 직접 만나지는 못했다.

김 대표와 대구지역 예비후보들의 면담 때 홍 의원 자리도 마련됐으나 홍 의원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김 대표는 "여기 오면 (홍 의원을) 뵐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나타나지 않아 못뵀다.

가능하면 한 번 뵙고 가려고 한다"고 했으나 결국 만나지 못해 김부겸 전 의원과만 오찬을 하고 상경했다.

앞서 홍 의원은 1차 컷오프 후 기자회견에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평가기준"이라며 탈당을 선언했다.

홍 의원은 비례대표 의원이어서 탈당계가 접수되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지만 더민주는 아직 홍 의원의 탈당계를 공식 접수하진 않았다.

더민주 내부에선 그동안 당의 불모지에서 고군분투해온 홍 의원에 대한 구제론이 제기됐고, 비대위는 지난달 29일 당무위원회로부터 당규 개정 전권을 넘겨 받아 현재 1차 컷오프 대상자들의 구제방안을 모색중이다.

더민주는 홍 의원 컷오프 이후 당에 대한 대구지역의 민심이 악화되자 성난 민심을 달래고, 김 전 의원을 지원하기 위해 이날 일정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li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