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병 출마회견서 아내 말 인용해 '마이웨이' 의지 피력
"정치 바꾸라고 한거지 배우라고 한 건 아니지 않느냐"
"포기할 일이었으면 시작 안해"…노원병 '일여다야' 대결구도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8일 4·13 총선 때 현재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에서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2013년 4·24 보궐선거로 입성한지 3년만의 지역구 재선 도전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의 야권통합 제안 이후 당이 내분에 휩싸인 가운데 다시한번 마이웨이 의지를 분명히 했다.

당 일각에서 험지 출마론 내지 선거 지휘를 위한 비례대표 출마설 등이 제기됐지만 안 대표는 노원병 출마를 고수한 것이다.

안 대표는 이날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도봉운전면허장내 한 카페에서 "밤새 정리를 좀 해왔다"며 아이패드를 꺼내든 뒤 상계동 주민들에게 보내는 감사 편지를 읽는 형식으로 출마 선언을 했다.

그는 '실천선언'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상계동을 떠나지 않겠다고 제가 여러번 약속을 드렸다"고 상기시킨 뒤 "'부산으로 가라, 서울 어디로 가라' 등 여러가지 얘기들이 있었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이 곳에 남겠다고 말씀드렸다"며 "이유는 너무 간단하다.

상계동은 정치의 고향이자 마음의 고향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야권 통합을 제안한 더민주 김 대표와의 최근 정면충돌을 염두에 둔 듯 "요즘 많은 분들이 '안철수 얼굴이 예전같지 않아', '이제 정치인 같아', '갑자기 늙은 것 같다'고 걱정해주신다.

해맑게 웃던 옛날 모습을 다시 보고 싶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시다"며 "솔직히 정치가 쉽지만은 않지만, 잘 견디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평소 도통 말이 없는 아내가 '괜찮다'고 말한다"며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아도, 호사가들의 안주거리가 돼도, 언론의 조롱거리가 돼도, 여의도의 아웃사이더가 돼도, 소위 정치9단의 비웃음거리가 돼도 아내는 말한다.

'처음 시작할 ? 그 마음만 변하지 않으면 괜찮다'고…"라고 김 대표를 겨냥했다.

안 대표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

정치권에 낡은 관행, 관성 앞에서 지난 3년 반은 짧았고 저는 부족했다"며 "기대와 희망을 아직 현실로 보여주지 못해 죄송하다.

하지만 정치를 바꾸고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 배우라고 하신 건 아니지 않느냐. 정치 바꾸라고 하셨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새정치의 의지를 드러냈다.

미국의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킹 목사의 '날지 못한다면 뛰십시오. 뛰지 못하면 걸으십시오. 걷지 못하면 기어가십시오. 무엇을 하든 가장 중요한 것은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라는 어록을 인용, "저 역시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포기할 일이었으면 시작하지도 않았다"고 결기를 보이기도 했다.

또한 "'우공이산'(愚公移山)의 믿음으로 뚜벅뚜벅 걸어가겠다.

그 길에 한번 더 동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기자회견에는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도 참석했고, 안 대표는 회견 후 부인과 포옹하며 내조에 고마움을 표했다.

안 대표는 이날 예비후보 등록도 마쳤다.

안 대표는 김한길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의 통합론 언급을 둘러싼 갈등이나 송호창 의원의 더민주 잔류입장 발표 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중앙정치는 내일 말씀 드리겠다"며 언급을 피했다.

안 대표가 야당 통합은 물론 수도권 연대에 대해서도 불가론을 밝힌 가운데 안 의원의 서울 노원병 출마선언으로 이 지역은 `일여다야(一與多野) 대결구도'가 현실화됐다.

새누리당에서 '박근혜 키드'로 불려온 이준석 전 비상대책위원의 공천이 유력한 가운데 더민주에서는 황창화 전 국회도서관장, 이동학 전 혁신위원이 출마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박수윤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