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중간 수사결과 발표…경남FC 박치근 전 대표 증거인멸 시도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주민소환 청구 허위서명에 개입한 관련자는 총 24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구속된 경남FC 박치근 전 대표는 증거인멸을 시도한 사실도 밝혀졌다.

창원서부경찰서는 8일 오전 이번 사건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말부터 12월 말까지 창원시 북면의 한 공장 가건물에서 이뤄졌던 박 교육감 허위서명에 개입한 혐의(사문서위조·주민소환법 위반)로 지금까지 박치근 전 대표 등 24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남개발공사 직원 11명, 경남FC 직원 4명, 홍준표 도지사 선거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대호산악회 회원 3명, 박치근 대표와 지인 3명, 경남FC 정모 총괄팀장, 경남개발공사 박재기 사장 등이다.

경찰은 박치근 전 대표가 박 교육감 주민소환 청구를 위한 서명요청 활동기한이 임박하자 본인 소유 사무실에서 범행을 저지르기로 박재기 사장 등과 공모했다고 설명했다.

또 두 사람은 경남FC, 경남개발공사 소속 직원과 지인들에게 허위서명에 가담할 것을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이중 박모(42·여)씨 등 3명만 일당 5만원을 받기로 하고 허위서명에 가담했으며 경남개발공사나 경남FC 직원 등 나머지는 친분이나 지시에 의해 허위서명에 가담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남개발공사 직원 11명은 박치근 전 대표가 경남개발공사 상임이사로 재직하던 시절 인연으로 허위서명 부탁을 받았다.

부탁을 받은 이들은 박재기 경남개발공사 사장으로부터 "가서 잘 도와주라"는 지시를 받고 허위서명에 가담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특히 박치근 전 대표는 범행이 들통나자 자신이 연루된 사실이 드러날까봐 대호산악회 남모 지회장이 범행을 기획한 것으로 경찰에 허위진술을 하도록 지시한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은 박치근 전 대표와 남모 지회장을 범인은닉 혐의로 추가 입건했다.

경찰은 불구속 피의자 22명을 상대로 주소록 출처와 추가 가담자 여부 등을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주소록에는 경남도민 2만9천837명의 인적사항이 적혀 있었으며 이중 김해ㆍ진주ㆍ합천 주민 2천507명의 개인정보가 허위서명에 사용됐다.

이에 앞서 경찰은 허위서명부 작성을 지시한 혐의(주민소환법 위반·사문서위조)로 박치근 전 대표와 정모 팀장을 지난달 26일 구속한 바 있다.

이어 박재기 사장은 지난 2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측근들이 주민소환 허위서명 사건에 잇따라 연루되자 지난 7일 경남도 공보관을 통해 도민에게 사과했다.

이번 사건은 경남지역 야권이 무상급식 중단과 진주의료원 폐쇄 등에 항의해 홍 지사 주민소환에 나서자 보수성향 단체 등이 이에 맞서 무상급식 문제로 홍 지사와 갈등을 빚은 박 교육감 주민소환운동에 나서며 촉발됐다.

도선관위는 지난해 12월 22일 창원시 북면의 공장 가건물에서 박모(42·여)씨 등 4명이 출처를 알 수 없는 주소록에 기재된 개인정보를 주민소환 청구인 서명부에 돌려쓰는 현장을 적발, 경찰에 고발했다.

(창원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home12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