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준호, 도봉을 공천 '고배'…박원순, '측근들 구하기' 부심

박원순 서울시장의 원내 교두보 역할을 자청하며 4·13 총선에 도전장을 내민 '박원순의 사람들'이 각 지역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전망은 안갯 속이다.

박 시장으로서도 측근들의 성적표가 잠룡으로서 향후 당내 입지를 키워가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직·간접적으로 '측근들 구하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후문이다.

박원순 키즈로는 서울 도봉을에 출마한 천준호 전 서울시 비서실장과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의 '아성'인 은평을에 도전장을 던진 임종석 전 정무부시장, 성북을의 기동민 전 정무부시장, 서대문을 권오중 전 정무수석, 노원갑 오성규 전 서울시설공단 이사장, 안양 동안갑 민병덕 변호사, 동작을 강희용 부대변인이 있다.

여성 추천 비례를 노리는 권미혁 뉴파티위원장과 광주북갑 전략공천을 기대하는 김민영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도 박 시장 측근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당장 더민주가 이날 현역 하위평가 '20% 컷오프'에서 탈락한 유인태 의원 지역구인 도봉을에 광주 출신 오기형 변호사를 전략공천하면서 이 곳에 도전한 천 전 실장은 고배를 마시게 됐다.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오 변호사가 유 의원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건 아니지만, 유 의원이 호남 출신 인사가 오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당에 전달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천 전 실장은 입장발표문을 통해 "결정을 수용한다"며 "지난달 5일 '인재 영입'으로 입당할 때의 초심 그대로 당과 협의해 진로를 결정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여러 경로를 통해 천 전 실장을 서울과 수도권의 추가 전략공천 지역에 배치해줄 것을 당 지도부측에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성북을에 예비후보 신청을 한 기 전 부시장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최근에는 영입인사인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성북을 출마를 희망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한순간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여기에 1차 컷오프된 신계륜 의원의 반발이 여전히 거세고, 국민의당에서도 예비후보들이 나와 '교통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뒤이어 정무부시장을 지낸 재선 의원 출신의 임종석 은평을 예비후보 역시 강병원 전 청와대 행정관 등 야권후보가 난립하는 구도여서 여야간 일대일대결 구축이 일차 과제이다.

노원갑에 도전한 오성규 전 서울시설공단 이사장도 '박원순 마케팅'을 통해 인지도 극복에 나서고 있지만, 장하나 의원, 고용진 전 청와대 행정관 등과 당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권오중 전 서울시 정무수석은 서대문을에서, 박 시장 선거 캠프에서 정책대변인을 지낸 강희용 부대변인은 동작을에서 각각 경선을 치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 시장 법률 고문인 민병덕 변호사는 5선인 이석현 국회부의장의 동안갑에 출사표를 던지고 조직과 인지도 열세 만회에 부심하고 있다.

박 시장 측 관계자는 "박 시장이 당 인사들과 직접 만나기도 하고 여러 경로로 읍소도, 때로는 항의도 하며 측근들의 원내 입성에 노력하고 있다"며 "일차적으로 청년수당 등 굵직한 시정 이슈를 끌고 나가려면 국회 협조가 절실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