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안철수, 통합론 공개석상 '정면충돌'…千은 金에 동조
金 "安, 무서운 상황 위기감 너무 부족해"…千도 가세
安 "이미 결론났다…한 분 말씀으로 바뀔 수 없다" 반박
전정희 영입문제로 千-김영환 충돌도…당내 혼란 극심

국민의당 김한길 상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7일 공개석상에서 '야권통합 불가론'에 반박하며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와 정면 충돌했다.

안 대표가 유례없이 강경한 태도로 통합론 진화에 나섰지만 김 위원장이 논란을 재점화하면서 지도부의 갈등이 폭발한 것이다.

창당 전부터 '물음표'가 있었던 두 사람의 공존이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을지 근본적으로 회의적인 시선도 고개를 드는 양상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마포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야권 통합 불가론을 반박하면서 안 대표를 정조준했다. 그의 표정도 잔뜩 굳은 상태였다. 그는 "나라와 국민과 역사를 생각하는 정치를 해야 된다"며 안 대표의 통합 불가론을 "우리 당만 생각하는 정치"로 규정했다.

또한 "집권세력의 개헌선 확보를 막기 위해서라면 우리 당은 그야말로 광야에서 모두가 죽어도 좋다"며 독자노선을 강조한 안 대표의 전날 발언을 거꾸로 인용하기도 했다.

평소 미소 띤 얼굴과 달리 담담한 표정으로 이를 듣던 안 대표는 자신의 발언 순서에서 정면 반박에 나섰다.

안 대표는 통합론을 "익숙한 실패의 길"이라고 지적하고 야권 재구성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퇴행적 새누리당에 개헌 저지선이 무너지는 결과를 국민이 주진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발언 직후 회의장을 나선 안 대표는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의 다산콜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야권 통합 문제는 이미 지난 4일 의원총회-최고위원회의를 거쳐 당론으로 확정됐다. 결론이 난 사안"이라며 "한분의 말씀으로 바뀔 수는 없다"고 거듭 못을 박았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가장 늦게 회의실에서 나온 뒤 기자들과 만나 "개헌 저지선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에 맞닥뜨릴 정말 무서운 상황에 대한 위기감이 너무 부족하다"고 안 대표의 인식을 거듭 비판했다.

공개 반박에 나선 이유에 대해서는 "밀실에서 할 말은 아니잖나"라고 말했다.

천정배 공동대표도 회의후 기자들과 만나 "개헌저지선을 내주면 우리 당이 설령 80~90석을 가져도 나라의 재앙"이라며 "국민의당은 국민의당을 위해 있는 당이 아니다. 나라와 역사를 위해 존재하는 당"이라고 김 위원장에 동조했다. 천 대표는 또 "개헌선을 새누리당 세력에 넘겨주면 국가에 어떤 미래도 없다. 한국이 비유적 표현의 '헬조선'이 아니라 실제 헬조선으로 가는 것"이라고도 했다.

지도부가 정면 충돌하면서 당의 혼란상은 더욱 극심해지고 있다.

당장 이번 논란의 결과에 따라 김 위원장이 거취에 대한 중대 결단을 내릴 것이라는 이야기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의 재탈당설을 제기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도 박주선 최고위원이 야권 통합론을 두고 "야당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치졸한 새누리당 2중대 전략"이라고 비난한 반면 김영환 인재영입위원장은 "더민주를 떨어뜨리는 공천을 해선 안된다"고 말하는 등 의견차가 여과없이 노출됐다.

박지원 의원은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더민주와의 통합에 대해서는 친노 패권주의 청산 여부가 우선이라고 하는 한편 원외 민주당과의 통합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회의 비공개 순서에서는 전정희 의원의 입당 발표를 두고 천 대표와 김영환 위원장이 충돌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환 위원장은 이날 전 의원의 입당을 발표하자고 했으나 천 대표는 송호창 의원의 입당 결정을 기다려 함께 발표하자고 지적했고, 이 과정에서 김영환 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하는가하면 천 대표가 책상을 내리치며 고성을 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안 대표의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와 당 지지도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결과(신뢰수준 95%±2.2%p)에 따르면 안 대표의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는 9.9%로 한 자릿수로 추락하면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 추월당했다.

당 지지도는 11.5%로 전주에 비해 0.6% 포인트 하락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박수윤 기자 jo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