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어제 야권통합 제안 거부 당론 결정
수도권 연대, 당내 이견으로 매듭못지어 막판 성사가능성 남아
더민주 "국민적 여망 외면한 처사"…개별 복당 기대

4·13 총선 구도가 40여일 남겨두고 제기된 야권통합론의 대두로 구도 재편의 가능성이 불거졌지만 국민의당이 더불어민주당의 야권통합 제안을 당론으로 거부하기로 함에 따라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가 굳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야당 지지층의 표 분산으로 새누리당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수도권의 경우 개별 후보들의 위기의식에 따라 연대론이 부상할 수 있고 국민의당도 수도권 연대 문제에 대해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않아 막판 선거변수가 될 전망이다.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와 김한길 선대위원장 등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은 4일 마포 당사에서 열린 의총-최고위원회 연석회의에 참석해 더민주 김종인 대표의 야권통합론 제안에 대해 거부하기로 당론을 결정했다.

안 대표는 "잘 정리됐다.

더 이상 통합에 대한 논의는 불가하다고 모두 결론을 내렸다"며 "이견은 없었다.

이번을 계기로 해서 우리의 불꽃을 다시 살리자는 각오를 다지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가 국민의당을 창당한 근본적인 이유, 즉 현재 기득권 양당 구조가 그대로 간다면 대한민국은 미래가 없다는 문제의식에 공감했다"고 강조했다.

천 대표도 "안 대표 말씀 그대로다.

오늘은 이른바 통합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며 "큰 이견 없이 통합 논의는 불가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서 일부 의원들이 제기한 수도권 연대론에 대해서는 뚜렷한 결론은 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대표는 '향후 선거 연대를 재논의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했고, '수도권의 경우 선거 연대에 문을 열어뒀다는 해석이 나올 수 있다'는 질문에도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천 대표와 김 위원장 등은 여전히 일부 선거 연대는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향후 논란 가능성이 있다.

더민주는 국민의당이 야권 통합 제안을 거부한 것에 대해 김성수 대변인 논평을 통해 "야권이 단합해 거대 새누리당의 일당 독재를 막아야 한다는 국민적 여망을 외면한 처사"라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새누리당과 일대일 구도를 형성하기 위한 통합이 논의조차 들어가지 못한 채 무산되자 안타까움 속에 선거전이 어려워졌다는 우려감이 나온다.

한 비대위원은 "이미 국민의당이 거절한 마당에 다시 제안하기도 어려워졌다"며 "국민의당 내에서도 호응하는 의견이 있었지만 안철수 대표가 워낙 완강해 어쩔 수 없었던 것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더민주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드러나는 여론 추세로 볼때 선거전이 본격화되면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양당 구도로 수렴될 가능성이 높고,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수도권에서 연대론이 부상할 여지가 많은 만큼 당대 당 통합은 어려워졌지만 연대나 단일화 방식의 구도 변화를 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섭 비대위원은 "각당의 후보 공천이 끝나면 지역별로 후보 우열이 가려질 것"이라며 "지금 연대를 논의할 필요는 없겠지만 그 때가 되면 새누리당에 어부지리를 주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야권연대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박수윤 기자 sg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