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절반이상 방어…국방부 "현존 미사일방어체계 중 명중률 최고"

한미 공동실무단의 협의를 통해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를 주한미군에 배치하기로 결정되면 미국본토에 있는 1개 포대가 이동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4일 "미국은 지난해 말 다섯 번째의 사드 포대를 만들었다"면서 "주한미군에 사드를 배치하기로 결정되면 미국 본토에 있는 포대가 배치될 것 같다"고 밝혔다.

미국은 현재 5개의 사드 포대를 운용 중이며 2019년까지 7개로 늘릴 계획이다.

교육훈련용으로 2개 포대, 전투배치 가능한 2개 포대와 괌에 1개 포대가 있다.

사드 배치가 결정되면 미국 텍사스주의 1개 포대를 이동 배치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미 양국이 협의 중인 사드는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을 종말 단계 고고도에서 요격하는 무기체계다.

AN/TPY-2 TM(종말모드 레이더)는 120도 전방 250㎞의 모든 공중물체를 탐지할 수 있다고 한다.

핵이나 생화학 탄두를 탑재한 미사일을 40㎞ 이상 고도에서 직격(hit-to-kill) 방식으로 완전히 파괴할 수 있다.

북한이 미국을 겨냥한 장거리 미사일뿐 아니라 한국과 주한미군 공격을 위한 중·단거리 미사일 능력을 날로 강화하는 상황에서 사드는 한국의 미사일방어 능력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우리 군이 보유한 패트리엇(PAC-2) 미사일이 '거점 방어'(Point Defense) 무기인 것과는 달리 사드는 '지역 방어'(Area Defense) 무기이기 때문에 방어 영역이 훨씬 넓다.

사드 1개 포대가 주한미군에 배치되면 남한 면적의 2분의 1에서 3분의 2를 방어할 수 있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2개 포대만 있어도 남한 전체를 방어하고도 남는다는 얘기다.

사드를 중부지역에서 운용하더라도 북방한계선(NLL) 이북지역까지 레이더가 커버할 수 있어 북한에 NLL 이북지역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쏘더라도 요격할 수 있다고 군 당국은 평가하고 있다.

사드의 요격고도는 40∼150㎞로, 우리 군이 보유 중인 PAC-2의 15㎞보다 훨씬 높다.

우리 군이 도입을 추진 중인 PAC-3와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도 요격고도 또한 각각 30∼40㎞와 50㎞로, 사드보다는 떨어진다.

이 때문에 주한미군에 사드가 배치되면 우리 군의 PAC-2, PAC-3, L-SAM 등과 함께 '다층방어체계'를 이루게 된다.

고도별로 중첩된 방어망을 통해 북한 탄도미사일의 요격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사드 1개 포대는 적 미사일을 추적하고 요격미사일을 유도하는 레이더, 요격미사일, 발사대, 교전통제소 등으로 구성된다.

사드 레이더는 적 미사일의 발사 초기 단계 탐지를 위한 조기경보용(FBM)과 적 미사일 하강 단계에서 요격미사일 유도에 초점을 맞춘 사격통제용(TM)의 2가지로 나뉜다.

주한미군에 배치될 사드는 사격통제용 레이더를 갖추게 된다.

사드 레이더는 사람이 가까이 접근할 경우 인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이 괌에서 운용 중인 사드 포대에 대해 2009년 실시한 환경영향평가에서는 레이더 전방 100m 안쪽은 인체 위험구역으로 규정됐다.

레이더 빔과 지표면의 발사각을 5도로 잡을 경우 레이더 전방 3.6㎞ 안에서는 고층건물 상층부와 같이 레이더 빔 발사 범위에 들어가는 곳을 '비인가자 통제구역'으로 설정해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드 1개 포대는 6개의 발사대를 갖는데 이들 발사대는 레이더에서 400∼500m 떨어진 전방에 부채꼴로 배치된다.

1개의 발사대는 유도탄 8발을 장착하며 30분 안으로 재장전이 가능하다.

요격미사일은 1단 고체연료 추진 방식으로, 적외선 탐색기를 장착하고 있다.

사드 1개 포대의 가격은 약 1조 원이며 요격미사일 1발은 약 110억원에 달한다.

주한미군에 사드를 배치할 경우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한국측이 부지와 시설을 제공하고 미국측은 전개·운용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미국은 적의 단거리·준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종말 단계 고고도에서 요격하는 무기체계가 필요하다고 보고 1992년 록히드마틴사 주관으로 사드 개발에 착수했다.

14차례에 걸친 사드의 시험평가는 모두 성공적으로 진행됐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사드는 현존하는 미사일방어체계 가운데 명중률이 가장 높은 똑똑한 무기"라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서 대한민국을 방어할 유용한 무기체계"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ljglo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