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거리 최대 200㎞…김정은 직접 개발 지시, 시험사격 13차례 참관
北 "최첨단 무장장비 줄기차게 개발"…사드 배치도 탄력받을 듯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3일 직접 시험사격을 지도한 300㎜ 신형 방사포는 남한 수도권 이남 지역을 타격할 수 있는 북한의 최신 무기다.

조선중앙통신은 4일 김 제1위원장이 '신형 대구경 방사포' 시험사격을 지도했다고 밝혔다.

중앙통신은 시험사격의 구체적인 일시와 장소를 밝히지 않았지만 군 당국은 북한이 지난 3일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실시한 단거리 발사체 발사로 보고 있다.

신형 대구경 방사포는 북한이 개발한 300㎜ 방사포를 가리킨다.

북한은 작년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300㎜ 방사포를 전격적으로 공개해 실전 배치가 임박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중앙통신은 300㎜ 방사포가 "남조선 작전지대 안의 주요 타격 대상들을 사정권 안에 두는 정밀유도체계를 갖춘 첨단 장거리 대구경 방사포체계"라고 설명했다.

우리 군은 300㎜ 방사포의 사거리가 170㎞이며 최대 200㎞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 쏠 경우 경기도 평택 주한미군기지를 포함한 수도권 전역과 전북 군산 주한미군기지, 육·해·공군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까지 사정권에 들어간다.

우리 군과 주한미군의 핵심시설을 타격할 수 있는 화력인 것이다.

북한의 기존 방사포는 107㎜, 122㎜, 240㎜의 3종이며 240㎜ 방사포의 경우 최대 사거리가 90㎞다.

북한이 300㎜ 방사포를 실전 배치하면 화력을 급격히 강화할 수 있는 셈이다.

북한은 중국 방사포 'WS-1B'를 모방해 300㎜ 방사포를 개발한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WS-1B는 구경 302㎜에 사거리 80∼180㎞로, 4∼6개의 발사관을 갖췄다.

WS-1B가 발사하는 150㎏ 고폭탄은 약 2만5천개의 파편으로 부서져 살상 반경이 70m에 달한다.

중앙통신은 이번 사격시험이 "파편지뢰탄, 지하침투탄, 산포탄에 의한 여러가지 사격 방식으로 진행됐다"며 300㎜ 방사포가 다양한 포탄을 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또 "고에네르기(고에너지) 물질을 혼합해 위력을 높인 방사탄 전투부의 파괴살상력이 놀라울 정도로 위력(강력)하다는 것을 검증 확인했다"며 살상 능력을 강조했다.

중앙통신은 김 제1위원장이 300㎜ 방사포 개발을 직접 지시하고 지난 3년 동안 시험사격을 13차례나 참관했다며 김 제1위원장이 이 무기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음을 보여줬다.

김 제1위원장은 이번 시험사격에서 300㎜ 방사포를 하루 빨리 실전배치하라고 지시했다.

북한의 이번 300㎜ 방사포 시험사격으로 한미 양국이 추진 중인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ㆍTHAAD)의 주한미군 배치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300㎜ 방사포는 미사일 요격체계인 사드와는 상관이 없는 무기이지만 북한이 이번 시험사격을 보도하며 고강도의 대남 무력 위협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김 제1위원장은 한국 정부가 "미제를 겨냥하고 있는 우리의 핵타격 무장의 조준경 안으로 자발로(스스로) 게바라(기를 쓰고) 들어온다"며 대남 핵공격 위협까지 했다.

중앙통신은 "새로운 공격형 최첨단 공격형 최첨단 무장장비들을 계속 줄기차게 개발 완성할 것"이라며 미사일을 비롯한 무기체계 개발을 가속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북한의 300㎜ 방사포 실전배치가 임박함에 따라 우리 군이 사드 배치와는 별도로 북한의 화력에 대한 대비체계를 빠르게 강화하는 것도 불가피해 보인다.

300㎜ 방사포에 대한 우리 군의 대응 무기체계로는 방사포 발사 진지를 무력화할 수 있는 차기 다연장로켓(MLRS) '천무'가 꼽힌다.

군은 작년 8월부터 천무를 실전배치했고 지난달 초에는 실사격훈련을 공개했다.

그러나 천무는 사거리가 80여㎞에 그쳐 300㎜ 방사포의 사정권 밖에서 이를 타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우리 군이 보유한 에이태킴스(ATACMS)의 경우 단거리 탄도탄인 에이태킴스 블록1A 사거리가 300㎞로, 300㎜ 방사포보다 훨씬 길어 유용한 대응 무기체계가 될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ljglo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