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 통폐합에 울고 웃는 현역 의원들…이정현, 고향 곡성 떨어져나가…김춘진, 지역구 사라져
오는 4월 치러질 20대 총선 선거구획정안이 28일 발표되면서 분·합구되는 현역 의원들 간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합구로 공중분해돼 다른 지역에 흡수되는 지역구 의원은 해당 지역 의원과의 공천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 지역구(강원 홍천·횡성)는 둘로 갈라졌다. 홍천과 합구된 철원·화천·양구·인제에 출마하면 같은당 한기호 의원과 공천 경쟁이 불가피하다. 횡성을 흡수한 태백·영월·평창·정선도 같은당 염동열 의원이 버티고 있다. 홍천 출신인 황 의원은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강원도 전체 면적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등 전국에서 가장 넓은 선거구에서 총선을 치러야 하는 부담이 있다.

호남에선 김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지역구(전북 고창·부안)가 분해됐다. 고창은 유성엽 국민의당 의원이 있는 정읍에, 부안은 최규성 더민주 의원 지역구인 김제시에 통합됐다. 전남에선 고흥·보성과 장흥·강진·영암이 합쳐지면서 국민의당 소속인 김승남 의원과 황주홍 의원이 공천 대결을 벌여야 한다. 영남에선 새누리당의 이한성 의원(문경·예천)과 장윤석 의원(영주), 김재원 의원(군위·의성·청송)과 김종태 의원(상주)의 지역구가 각각 합쳐지면서 동료 간 공천 혈투가 예상된다.

충남 공주와 부여·청양이 합구되면서 박수현 더민주 의원도 부담을 안게 됐다.

우윤근 더민주 의원(광양·구례)은 곡성군과 합구됐지만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순천·곡성)이 순천 출마를 결심해 부담스런 대결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정호준 더민주 의원(서울 중)은 성동을과 합쳐졌지만 같은 당 홍익표 의원(성동을)과 내부 경쟁을 피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성동을 지역이 그대로 중·성동갑으로 바뀌어 홍 의원이 지역구를 옮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