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사회단체 총선 보이콧 움직임…'책임론' 총선 이슈 될 듯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가 28일 제출한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안에 충북 '남부3군'(보은·옥천·영동)과 괴산군을 합치는 조정 방안이 포함돼 이 지역 선거 구도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생활권과 정서가 전혀 다른 '남부3군'과의 선거구 통합에 반대해온 괴산군민들이 '총선 보이콧'까지 거론하고 있는 상태여서 후폭풍도 만만찮을 전망이다.

선거구 획정을 둘러싼 책임론이 이번 총선 충북의 최대 이슈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선거구획정위원회는 이날 국회의원 지역구 의석을 현행보다 7석 늘린 253석으로 결정한 여·야 합의를 토대로 인구가 14만명에 못미치거나 28만명을 넘는 일부 선거구를 조정하는 내용을 담은 획정안을 도출했다.

충북은 종전과 같은 8개 선거구를 유지하지만, '중부4군'(증평·진천·괴산·음성)에서 괴산군이 떨어져 나와 선거구 인구 하한선(14만명)에 못미치는 '남부3군'과 합쳐진다.

따라서 도내 중부권의 '증평·진천·음성군'이 단일 선거구를 이루고, 남부권은 '보은·옥천·영동·괴산' 4개군으로 선거구가 개편된다.

지역 정가는 예상했던 대로 닥칠 일이 닥쳤다는 분위기다.

그러나 선거구가 조정 대상인 '중부4군'의 경대수 의원과 '남부3군'의 박덕흠 의원이 소속된 새누리당은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새누리당 충북도당 관계자는 선거구 획정안 확정과 관련 "우리가 입장을 낼 처지가 아니다"고 즉답을 피했다.

다만 괴산이 지역구인 같은 당의 임회무 도의원은 "괴산 출신 국회의원이 나올 수 없게 됐는데, 선거할 필요가 있느냐"고 "총선 거부에 나설지 지역 주민과 협의하겠다"고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선거구 개편의 책임을 새누리당으로 돌려 공세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이 당 충북도당의 박문희 사무처장은 "안타까운 일이고, 국민의 정치불신을 더욱 키우는 결과"라며 "남부3군에서 괴산까지 오가야 하는 선거구가 과연 올바른 것이냐"고 비난했다.

그는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 헌법소원을 냈던 새누리당의 정우택 의원을 겨냥, "정 의원은 이번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정치판을 떠나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통폐합 대상인 괴산 주민의 반발도 게세다.

박연섭 괴산군의회 의장은 "말도 안되고, 안타깝기 그지없는 획정안"이라며 "괴산이 남부3군에 편입되면 총선을 거부하자는 여론이 있는 만큼 이 문제를 심각하게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괴산이 지역구인 경대수 의원 측 보좌관도 "역사적 배경과 생활권이 전혀 다른 지역을 한데 묶는 이번 획정안은 농촌 현실을 철저히 외면했다"며 "결국 수도권과 영호남의 선거구를 지키려는 정치권의 의도가 최악의 결과로 이어졌다"고 혹평했다.

괴산을 끌어안게 된 '남부3군' 역시 불만을 터뜨렸다.

현역인 박덕흠 의원은 "선거구는 교통, 환경, 지리, 역사 등을 고려해 정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며 "인구가 줄고 있는 농어촌지역을 위한 특별 선거구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이재한 예비후보도 "선거를 코앞에 두고 당황스러운 일이 벌어졌다"면서 "이번 사태를 초래한 새누리당은 성난 민심의 심판을 받게될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번 선거구 획정안은 청주시와 청원군 통합에 따라 '상당'·'흥덕갑'·'흥덕을'·'청원' 4개 선거구를 행정구역에 맞춰 '상당'·'서원', '흥덕', '청원'으로 변경 조정했다.

(청주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bgi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