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의 소원은 평양 가서 냉면 먹고, 평창 올림픽 보는 것"
박대통령·이명박·전두환 전 대통령 등 조화 보내 추모

7선 의원을 지낸 고(故) 이철승 전 신민당 대표의 빈소에는 27일 첫 날부터 정치권 동지와 후배들의 추모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날 빈소가 차려진 삼성서울병원에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 총재를 비롯한 원로 정치인 20여명과 노재봉 전 국무총리 등이 찾아 애도를 표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이명박·전두환 전 대통령, 정의화 국회의장, 황교안 국무총리,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 손명숙·이희호 여사 등이 조화를 보내 고인을 추모했다.

조문객들은 갑작스러운 별세 소식에 안타까움을 표하며 영면을 기원했다.

이회창 전 총재는 조문 직후 기자들과 만나 "태산북두(泰山北斗) 같은 분, 따를 수 없는 인품을 가진 분이었다"면서 "나라가 혼란스러울 때 방향을 잡고, 또 대립하는 세력 사이에서도 중심을 잡고 나라의 갈 길을 제시해 주신 그런 분"이라고 고인을 회고했다.

류준상 전 의원도 "건국에 이바지하셨고 항상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고 국민을 사랑한 이 나라의 마지막 정치 거목이셨다"고 말했다.

이날 새벽 숨을 거두기 전까지 병상에서 북한 핵실험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관련 뉴스를 찾아 읽었을 정도로 일평생을 국가안위에 쏟아부었던 이 전 대표가 살아 생전 가장 간절히 바랐던 소원 두 가지는 "평양에 가서 냉면을 먹고, 평창 올림픽을 보는 것"이었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이 전 대표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한 인연이 있는 박실 전 의원은 고인에 대해 "국가가 건국 원로들에 대해 너무 소홀한 것 같다는 말씀을 평소에 자주 하셨고, 또 최근 국회, 여야 상황을 지켜보며 정치 선배로서 우리 정치가 너무 후진하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고 전했다.

이 전 대표는 당초 대전 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었으나 장지가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으로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가족장으로 간소하게 장례를 치를 계획이었으나, 시민사회단체를 포함한 각계각층으로부터 사회장에 대한 의견이 전해지고 있어 유족 측은 정치사회 원로들과의 회의를 통해 다시 한번 장례 절차에 대해 의논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기자 minary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