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훨씬 뛰어넘어…'침략행위 제재' 제외하면 역대 가장 강력"

외교부는 26일 북한행·발 화물의 검색 의무화, 광물거래·항공유 공급 금지 등을 골자로 하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초안에 대해 "전례없이 강력하고 포괄적인 제재"라면서 "결의가 이행되면 북한의 핵개발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자금확보 및 기술획득 등 핵·미사일 고도화 노하우 획득 차단을 하도록 한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에 더 이상의 핵, 장거리 미사일 발사 같은 대량살상무기(WMD) 확산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단합되고 단호한 안보리의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새로운 제재가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며, 민생에 해가 되지 않도록 하는 조건이나 내용이 포함돼 있다"면서 "제재대상은 지구 상에서 가장 폭압적인 정권으로 볼 수 있는 지배계층, 지배그룹 리더십에 대한 타겟팅(표적) 제재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저희가 기대했던 것을 훨씬 뛰어넘는(go far beyond) 결의안이 나왔다"며 "강도 면에서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강해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서맨사 파워 주유엔 미국대사가 이번 결의안을 '20여년을 거슬러 봐도 안보리가 부과한 가장 강력한 제재결의'라고 지칭한 것을 들며 "이라크의 1990년 쿠웨이트 침공에 대한 제재 결의를 의미하는 것 같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는 "(유엔이) 만든 제재 결의 중에서는 침략행위, 전쟁에 대한 처벌로 한 것 이외에는 가장 강하다고 볼 수 있다"며 "어느 나라에 대해서도 이 정도 강도와 포괄적 내용이 들어간 것은 없다"고 단언했다.

현재 안보리 이사국 의견 수렴 절차에 있는 결의안은 유엔 회원국들이 자국 영토를 통과하는 북한행·발 모든 화물을 의무적으로 검색하도록 결정(decide)한 점 등이 가장 특징적이라고 평가된다.

종전 결의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개발 등과 관련한 금지 품목이 포함됐다는 '합리적 근거'가 있을 때 검색한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이런 조건이 없어진 것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정보만 있으면 회원국들이 배를 정지시키고 전수 검사를 할 수 있다.

(북한행·발) 컨테이너를 다 뒤집어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석탄·철·금·티타늄·희토류 등 북한산 광물의 수출을 금지 또는 제한한 것은 북한에 대해 특정 분야별 제재(sectoral sanction) 방안이 최초로 도입된 사례라고 그는 전했다.

결의안은 기존 결의에서 예외로 규정한 대북 소형무기 판매도 금수 대상에 포함했으며 로켓 연료를 비롯한 항공유 제공도 금지했다.

북한의 WMD 프로그램, 제재 회피 등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개별 국가가 판단하는 물품은 모두 금수하는 '캐치올' 개념은 촉구 사항에서 의무 사항으로 바뀐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외교부 당국자는 관심을 모았던 '세컨더리 보이콧' 요소는 "양자제재 쪽으로 하게 돼 있다"며 "직접적 세컨더리 보이콧이라 볼 수 있는 요소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당국자는 결의안 전문(前文)에 '북한 주민들이 처한 심각한 어려움에 우려를 표명한다'는 내용이 담겼다며 "처음으로 북한 제재 결의안에 주민과 인권 측면의 내용을 포함한 것도 특이한 내용"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번에 채택될 새 결의안의 일련번호는 '2200번대'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3년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대응해 채택된 안보리 결의는 2094호였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김효정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