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정보당국 소식통 "항공유 3개월치 비축…자체 생산능력 제한적"
로켓 액체연료 자체 생산하는 듯…고체연료·부식방지 코팅기술 없어


김호준 이영재 = 군과 정보 당국은 26일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에 따라 항공유를 수입하지 못할 경우 국지전 수행 능력이 급격히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군과 정보당국의 복수의 소식통은 "북한에 항공유 공급이 차단되면 북한이 함부로 국지 도발을 감행하기 어렵고, 도발하더라도 국지전 수행 능력이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소식통은 "항공유가 끊기면 공군 전력을 운용하는 데 제한이 따르고 확전으로 번지면 전투능력이 떨어질 것으로 (북한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며 "(북한의) 도발 의지가 상당히 꺾이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도입한 원유를 정제해 항공유를 자체 생산할 수 있는 초보적인 시설은 있지만, 이 시설에서 생산한 항공유는 질이 좋지 않아 전투기 연료로 사용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북한의 항공유 비축량도 3개월치 수준에 불과해 장기전을 수행하는 데 제한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군 소식통은 "북한 공군이 3개월치의 항공유를 비축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북한은 항상 전쟁을 준비하기 때문에 최소 그 정도는 비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과거 5만t가량의 항공유를 중국으로부터 들여왔으나 최근에는 5천t이하로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 당국 소식통은 "중국이 2013년과 2014년 항공유 공급을 끊은 적이 있는데 당시 북한 전투기가 수십 일간 한 대도 못 뜨는 사례도 있었다"며 "북한 전투기 출격 빈도가 낮아질수록 우리 군의 공군력이 북한 공군과 비교해 우위 전력(비대칭 전력)으로 되는 상황이 조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전 세계적으로 유통되는 'JP(Jet Petroleum)-8' 항공유를 사용하고 있으나 만약 이 항공유 공급이 차단되면 안전성 위험 때문에 다른 기름으로 대체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소식통은 "항공기에 JP-8 대신 다른 기름을 사용하면 휘발성 때문에 엔진 폭발 위험이 크다"면서 "북한도 JP-8이 휘발성이 낮고 폭발 위험성도 줄어 JP-8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군은 기름부족이 심화하면 실기동연습(FTX)보다는 지휘소연습(CPX) 등 '자원 절약형 군사훈련'에 치중할 것으로 군 당국은 예상했다.

다만, 북한은 로켓 연료는 자체 생산 능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군의 한 소식통은 "북한은 스커드와 노동미사일을 자체 제작하는 설비를 갖추고 있어 액체연료는 자체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게 맞다"면서 "다만, 고체연료는 자체 생산 능력이 없으며 로켓 연료기관의 부식방지 코팅 기술도 없다"고 전했다.

유엔 대북 제재안이 실행되면 KN-02 등 이동식 미사일에 사용되는 '고체연료'의 유입이 끊길 것으로 보인다.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스커드와 노동미사일, 무수단 중거리 미사일 등의 도발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군의 다른 소식통은 "고체연료와 부식방지 코팅과 관련한 부품 공급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북한은 액체연료 부분에서는 대북 제재를 피해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것 같다"고 관측했다.

북한은 우주발사체에 사용되는 액체산소와 케로신이 아닌 폐암과 불임을 유발하는 적연질산(HNO₃94%+N₂O₄6%)을 로켓 연료로 사용하는 데 위험한 물질이지만 장기 상온보관은 가능하다.

(서울=연합뉴스)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