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 끌어올려 전시분위기 조성…발표 무게감도 강조"

북한이 23일 사상 처음으로 '인민군 최고사령부 중대성명'을 발표함에 따라 북한의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이 인민군 최고사령부 성명을 발표한 적은 있으나 '인민군 최고사령부 중대성명'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게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북한은 2013년 3월 26일 "전략미사일 부대와 장거리포병 부대를 포함한 모든 야전 포병군을 '1호 전투근무태세'에 진입시킨다"고 발표하면서 처음으로 인민군 최고사령부 명의의 성명을 낸 것으로 24일 전해졌다.

당시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대응해 미군 전략폭격기인 'B-52'가 한반도 상공을 비행하자 북한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극대화하기 위해 '인민군 최고사령부 성명'으로 군사적 위협을 가했다.

이번에는 인민군 최고사령부 중대성명이라는 최고 수준의 발표형식으로 "1차 타격 대상은 동족 대결의 모략 소굴인 청와대와 반동통치기관들"이라며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수위를 끌어올렸다.

북한은 그동안 대내외적으로 입장을 밝힐 때 내용에 맞는 발표 기관을 선정하고 ▲ 대변인이 기자의 질문에 대답하는 형식 ▲ 대변인 담화 혹은 성명 ▲ 기관 명의 성명 등을 구분해 사용해왔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인민군 최고사령부 중대성명이라는 발표 형식을 선택한 것은 무게감을 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전시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의 청와대 타격 위협에 대해서도 "과거에 '청와대 불바다' 등의 위협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직접적으로 청와대 타격을 위협한 것은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 인민군 최고사령부는 23일 저녁 중대성명을 통해 한국과 미국이 오는 3월 7일부터 대규모로 실시하기로 한 키리졸브·독수리 연습 등 한미 연합훈련을 겨냥해 강도 높은 비난 성명을 발표하면서 '선제적인 작전수행'에 돌입한다고 위협했다.

인민군 최고사령부는 "지금 이 시각부터 우리 혁명 무력이 보유하고 있는 강위력한 모든 전략 및 전술타격 수단들은 이른바 '참수작전'과 '족집게식타격'에 투입되는 적들의 특수작전무력과 작전장비들이 사소한 움직임이라도 보이는 경우 그를 사전에 철저히 제압하기 위한 선제적인 정의의 작전수행에 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중앙TV로도 방영된 이 성명은 '특별방송 전문 아나운서'인 리춘히(72) 아나운서가 낭독했다.

리춘히는 김일성·김정일 사망과 1~4차 핵실험 등 북한의 중대 발표 때만 TV에 등장했다는 점에서 그를 내세운 것 역시 발표에 무게감을 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