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영·호남 4석 줄어 36.8% 점유…영향력 축소

역대 국회의원 선거 때마다 각 당의 희비를 갈랐던 수도권 선거 결과가 20대 총선에서는 더욱 중요해지게 됐다.

선거구별 인구 편차를 현행 최대 3:1에서 2:1로 줄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23일 국회가 제시한 선거구 획정 기준에서 수도권 의석수는 현재보다 10석이 늘어난 122석이 됐기 때문이다.

서울의 '베드타운' 역할을 하며 인구가 빠르게 증가해온 경기도에서 8석이 늘었고, 서울과 인천에서 1석씩 증가했다.

이는 전체 지역구 의석 253석의 48.2%에 해당하는 비율로 사실상 전체 지역구 승패가 수도권에 달린 셈이다.

현행 19대 국회의 경우 수도권 의석이 112석으로 전체 지역구 의석 246석중 45.5%의 비중을 차지했다.

전국 각지 출신 유권자가 모인 수도권은 선거 때마다 대형 이슈에 따라 여야 간 승패 결과가 갈리는 등 승부처였는데, 이제는 수적으로도 명실상부한 승패의 '바로미터' 지위를 확실히 굳히게 된 것이다.

반면 양당제 구도에서 여야의 '텃밭'인 영남과 호남의 지역구 숫자는 이번에 각각 2석씩 더 감소함으로써 영향력도 소폭 작아졌다.

영남 65석, 호남 28석을 합하면 모두 93석으로 전체 지역구 의석의 36.8%를 점유하게 된다.

영남은 경북에서 2석, 호남은 전남과 전북에서 각 1석씩의 지역구가 줄었는데, 이는 경북과 전남·북 지역이 농어촌 위주의 산업 구조를 가진 탓에 고령화와 인구 감소 현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여야의 지역적 기반으로서 유권자 투표성향이 사실상 고정된 영·호남의 영향력이 위축되는 것과 반비례해 수도권의 중요성이 점점 부각됨에 따라 이번 총선에서 수도권 쟁탈전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