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분야 해박"…미사일 발사 성공으로 발탁 가능성
"'군부파' 대표인물 리명수 발탁으로 무력도발 가능성 커져"

리명수 전 인민보안부장이 처형된 리영길의 후임으로 우리의 합참의장에 해당하는 총참모장에 임명된 사실이 21일 공식적으로 확인됐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쌍방기동훈련 참관 소식을 전하면서 리명수를 '조선 인민군 총참모장인 육군 대장 리명수 동지'라고 호칭했다.

통신은 김 제1위원장의 비행훈련 참관 소식을 전하는 별도의 기사에서도 "총참모장인 육군 대장 리명수 동지가 (김 제1위원장과) 동행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9일 총참모장의 교체 가능성이 제기된 이후 북한 매체가 리명수가 총참모장에 임명됐음을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8일 평양에서 열린 미사일 발사 경축행사의 주석단에 자리한 인사를 소개하면서 리영길을 빼고 그 자리에 리명수를 넣어 총참모장이 교체됐음을 시사했다.

이튿날에는 복수의 대북 소식통도 리영길이 지난 2~3일 김 제1위원장이 주관한 노동당 중앙위원회·군당(軍黨)위원회 연합회의 전후 '종파분자 및 세도·비리' 혐의로 처형됐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김정은에 의해 이뤄지는 당 간부 출신의 군 요직 기용에 대해 정통 야전 출신인 리영길이 불만을 표출했거나 군에 대한 당의 통제를 주도하는 인물이 리영길을 제거하기 위해 김정은에 대한 불경 언급내용을 보고해 숙청 결정을 이끌어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해 하순 평양 내 새로 건설된 특정 아파트 단지의 상당 부분을 군인이 구입한 사실을 알고 나서 군 간부의 세도와 비리를 비밀리에 조사하도록 지시한 이후 리영길이 숙청됐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리영길의 숙청은 김 제1위원장에게 수시로 독대 보고하는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이 주도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리영길의 후임으로 총참모장에 임명된 리명수는 총참모부 제1부총참모장 겸 작전국장, 우리의 경창철장에 해당하는 인민보안부장 등을 지냈다.

그는 김정일 체제가 출범한 1996년부터 김 위원장의 각급 군부대 방문을 비롯한 공개활동을 수행하며 박재경, 현철해 등과 함께 군부 내 김정일 측근 3인방으로 불렸다.

지난 2000년 대장으로 진급했다가 2010년 한 계급 아래인 상장으로 강등됐지만, 그해 6월 금세 대장으로 복귀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김 위원장의 신임을 입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리명수는 김정일 시대 군부 내 측근 3인방의 한 사람으로, 미사일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리명수의 임명이 '광명성 4호 발사 성공'에 따른 재기용 및 발탁 인사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 군부에는 '선군파'와 '군부파'라는 두 가지 경향이 있는데 선군파는 군대가 경제 건설에서도 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군부파는 군을 70만명 정도로 줄이고 훈련에만 집중해 전투력이 강한 군대로 키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이라며 "김정은이 최근 군부파의 대표적인 인물인 리명수를 총참모장에 임명해 향후 북한의 무력 도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커졌다"고 진단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김호준 기자 anfou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