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신문, 한국내 핵무장론 소개하며 대비되는 양국 분위기 소개

일본 도쿄신문이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한국에서 핵무장론이 과열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핵무장론을 둘러싼 한일 양국의 대조적인 기류를 전했다.

19일자 도쿄신문은 "한국내에 독자적 핵무장론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제까지도 북한이 핵실험을 할때마다 핵무장론이 부상했지만 이번은 여당의 유력 정치가와 주류 언론이 진영을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자위권 차원에서 핵과 미사일을 보유하자'는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발언과 일부 보수 언론 보도, 핵보유에 대한 찬성이 높게 나타난 여론조사 결과 등을 소개했다.

이어 도쿄신문은 "일본에서는 핵무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우파세력으로부터도 거의 들리지 않는다"고 전한 뒤 일부 정치가와 관료의 속내는 표면에 드러나는 것과 다르다는 반핵 운동가의 주장을 소개했다.

일본 원전 반대 시민단체인 '원자력정보실'의 반 히데유키(伴英幸) 공동대표는 "지금 일본이 핵무장을 꺼내봤자 미국이 용납하지 않기 때문에 정권 측은 표면상 논의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일부 정치가와 관료는 플루토늄을 핵무기로 전용하는데 강한 열의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이 탈원전의 시비를 논하는 경제산업성 회의에 출석했을 때 연구자가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채 억지력을 유지하는 것은 중요하다'며 핵무기 연료가 될 수 있는 플루토늄을 보유하는 것이 안보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하는 걸 들었다고 소개했다.

일본은 핵연료 주기(채광, 정제, 사용, 재처리 등 핵연료 사용과 관련한 전 과정)를 완비, 마음만 먹으면 단기간에 핵무기 개발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현재 핵무기 6천발분에 해당하는 47.8t의 플루토늄을 보유중이다.

한편, 도쿄신문은 한국의 핵무장론에 현실성이 결여돼 있으며, 현 상황에 대한 한국 사회의 '분풀이' 성격이 강하다는 일본 전문가의 분석을 실었다.

니시노 준야(西野純也) 게이오(慶應)대 교수는 "핵무장하면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되고 당연히 미국과의 군사동맹도 파탄날 것"이라며 말했다.

또 원전 25기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이 독자 핵무기 개발을 함으로써 발전용 핵연료 도입이 불가능해지면 경제에도 큰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무라 간(木村幹) 고베(神戶)대 국제협력연구과 교수는 한국내 핵무장론의 배경에 대해 "한미원자력협정으로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와 우라늄 농축이 허용되지 않는 상황에서 '왜 일본은 (핵연료 재처리를 통한 플루토늄 보유가) 되는데 한국은 안 되는가'라는 인식이 근저에 있다"고 분석했다.

기무라 교수는 이어 "미국이 북한의 핵개발을 저지하지 못했다는 불만도 있어, 엉뚱한 곳에 분풀이하듯 표출되는 것이 이번 핵무장론"이라고 덧붙였다.

(도쿄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