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각자 출마지 정해 뛰어달라"…전략공천 담보 못해
영입인사 "낙동강 오리알됐다" 불만…文측 "안이하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18일 4·13 총선 투입을 위해 영입된 외부인사들의 출마 문제를 모두 책임지긴 힘들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져 일부 영입인사들의 총선 출마 전선에 비상등이 켜졌다.

지금까지 영입된 인사는 27명. 대부분 인사들은 영입과정에 지역구 선정과 전략공천 등 당 차원의 전폭적 지원을 기대했지만 예상못한 난관에 봉착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일부 인사들은 문재인 전 대표를 믿고 입당했는데 지도부가 교체되는 바람에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는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후문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이날 영입인사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본인이 출마지역을 정하면 당에서 도울 수 있는 부분은 돕겠다"며 "당도 노력하겠지만 본인들이 지역을 정해 열심히 뛰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장선 총선기획단장도 전날 영입인사들과의 간담회에서 "본인이 희망지역을 알려주면 여론조사 등 데이터를 돌려보고 권장지역을 알려주겠다"면서 "전략공천일지, 경선일지는 추후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당 관계자는 "대부분 정치신인이라 당의 도움을 기다리지만 당으로서도 한계가 있다"며 "30명 가까운 인사들의 지역을 모두 당이 정해줄 수도, 전략공천을 줄 수도 없어 우리로서도 답답하다"고 말했다.

더민주는 오는 26일께 외부 영입인사들의 배치를 마무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입인사들의 출마지역도 구체화되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가 용인 분구지역,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은 성남시 분당 또는 서울 관악을, 김정우 세종대 교수는 군포시 분구지역 투입설이 있다.

오성규 전 서울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은 서울 노원갑 출마를 공식화했고,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박주민 변호사 등도 서울 출마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호남의 경우 오기형 변호사가 광주 동구에, 하정열 한국안보통일연구원장은 전북 정읍에 각각 공천을 신청했고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 김민영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광주 출마가 유력하게 나돈다.

또 박희승 전 수원지법 안양지청장은 전북 남원·순창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부산에는 유영민 전 포스코경영연구소 사장, 팩트TV 아나운서 출신인 오창석 씨가 투입될 전망이다.

서형수 전 한겨레신문 사장은 경남 양산시 분구지역 출마를 선언했다.

또 이철희 당 전략기획본부장, 이수혁 전 6자회담 수석대표, 김빈 빈컴퍼니 대표, 권미혁 전 여성민우회 회장은 비례대표 출마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본인에게 적합한 출마지역을 선정하는 데까지는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일부 전략공천자를 제외한 상당수 인사들의 경우 경선을 통한 자력갱생이 불가피하다는 생각이 강하다.

영입인사들은 당의 이런 태도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대부분 문 전 대표 시절 영입된 케이스여서 새 지도부가 자신들에게 신경을 덜 쏟는다는 아쉬움도 토로한다.

특히 아직 출마지역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못한 인사들은 더 막막해하는 분위기다.

한 영입인사는 "사실상 당이 출마지역까지 정해주겠다는 얘기를 듣고 입당했다"며 "아무런 준비가 안된 상태인데 스스로 지역을 정해 현장에서 뛰라고 하니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 측에서도 "영입인재들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선거 구도을 잘 그리는 작업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시간은 흘러가는데 당에서 어떤 복안을 갖고 있는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한 김 대표 취임 후 하위 20% 현역의원 공천 원천배제 규정이 흔들리고, 별도로 심사키로 한 비례대표를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담당토록 하는 등 '문재인표 공천혁신안'이 수정되는 것에 대해 불편한 기류도 읽힌다.

최근 문 전 대표의 측근인 최재성 의원이 자신의 트위터에 "당이 안이하다.

총선이 불안하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것도 최근 당 상황에 대한 불편한 심정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