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세계 최강의 전투기'로 평가되는 미국의 전략무기인 F-22 스텔스 전투기가 17일 오산미군기지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평택=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세계 최강의 전투기'로 평가되는 미국의 전략무기인 F-22 스텔스 전투기가 17일 오산미군기지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강력한 대북 무력시위…김정은에 추가도발 말라는 경고 메시지
7공군사령관 "한미동맹의 위력·한반도 안정 유지 양국 결의 과시"
2대 복귀, 2대는 잔류…B-2 스텔스 폭격기·핵항모 등 추가 전개
F-22 편대 한국 출격, 2010년 7월 이후 처음…김정은 도발 '정조준'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집무실을 직접 공격할 수 있는 세계 최강 스텔스 전투기인 미국의 F-22 랩터 4대가 17일 한반도 상공에 긴급 출동했다.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잇단 도발에 대한 강력한 무력시위이자 김 제1위원장에게 추가 도발을 하지 말 것을 경고하는 메시지로 분석된다.

주일미군 가데나(嘉手納) 기지에서 출발한 미국 F-22 전투기 4대는 이날 낮 오산공군기지 상공에서 저공비행을 하며 위용을 과시했다.

4대로 구성된 F-22 1개 편대가 동시에 한반도 상공에 출격한 것은 천안함 피격사건 직후인 2010년 7월 이후 처음이다.

F-22 전투기는 우리 공군 F-15K 4대와 주한미군 F-16 4대의 호위를 받으며 오산기지 상공을 비행한 후 기지에 착륙했다.

이후 2대는 가데나 기지로 복귀하고 2대는 오산기지에 당분간 잔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테런스 오샤너시 미군 7공군사령관(중장)은 오산기지에서 이왕근 공군작전사령관과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이번 임무는 한미동맹의 위력과 더불어 한반도의 안정을 유지하고자 하는 양국의 결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F-22는 세계 최고의 공중 우세 전투기로, 위대한 대한민국의 방어를 위해 가용한 수많은 자산 중 하나"라며 "미국은 대한민국에 대해 철통 같은 방위공약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왕근 사령관은 "한미 연합 공군은 최강의 전투력을 바탕으로 북한의 추가 도발 의지를 억제하고 만약 도발한다면 철저하게 응징할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직후 정경두 공군참모총장은 이번에 편대 비행을 한 한미 양국 공군 조종사들을 치하하고, "완벽한 연합작전 비행을 통해 위용을 보여주고 적에게 공포감을 심어줬다"고 평가했다.

이번에 출동한 F-22 랩터의 가장 큰 장점은 평양 상공으로 몰래 들어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집무 공간이나 북한군 핵심 시설에 핵 폭격을 가할 수 있다.

과거 F-22 전투기가 출격하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한동안 공개활동을 자제하기도 했다.

김정은이 김정일의 생일(광명성절)인 16일 북한 고위간부들과는 달리 따로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 것도 F-22 출격 등 미국 전략자산 출동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F-22는 뛰어난 스텔스 성능을 갖춰 적의 레이더망을 뚫고 적진 상공을 자유자재로 넘나들 수 있다.

공대공 무기로는 AIM-120과 AIM-9 공대공미사일을 장착하고 공대지 무기로는 정밀유도폭탄 1천파운드급(453.5㎏) GBU-32 2발을 탑재한다.

사거리 110㎞의 GBU-39 소형 정밀폭탄 8발도 탑재할 수 있다.

최대 속력 마하 2.5 이상에 작전 반경은 2천177㎞에 달한다.

일본 오키나와 미 공군기지에 배치된 F-22는 2시간이면 한반도에서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미국은 지난달 10일에는 3천㎞ 떨어진 곳에서 북한 지휘부를 정확히 타격할 수 있는 무기를 탑재한 B-52 장거리 폭격기를 오산공군기지 상공으로 출격시키기도 했다.

미 해군의 버지니아급 핵추진 잠수함인 노스캐롤라이나호도 지난 16일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다음 달 초부터는 B-2 스텔스 폭격기, 핵추진 항공모함 존 C. 스테니스호 등의 전략무기가 추가 투입되고, 스텔스 상륙함 뉴올리언스호와 미국 본토에서 출발하는 해병대를 군수지원하는 해상사전배치선단 등이 출동한다.

군 관계자는 "미군은 앞으로도 주요 전략무기를 잇달아 한반도에 전개해 대한민국 방어 의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오산공군기지<평택>연합뉴스) 김귀근 이영재 기자 threek@yna.co.kr